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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BO 돌아보기]베테랑의 힘 보여준 SSG, 아쉬운 시즌의 원인은 ’스몰볼’ 때문일까

한국연예스포츠신문 2025. 1. 12. 18:26

-리그 최다 홈런과 최고령 홀드왕,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스몰볼'의 명과 암

출처 - SSG 랜더스 공식 홈페이지


지난 시즌의 SSG 랜더스(이하 SSG)와 두산 베어스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스토브리그에서 선수 시절 슈퍼스타였던 이들이 감독이 되었고, 시즌 내내 비슷한 원인과 이유로 팬들의 질타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

두 감독의 스타일은 흔히 ‘올드 스쿨’ 방식의 야구라고 볼 수 있다. 보수적이고 일부 선수에게 의지하는 로스터 운용, 장타 위주보단 작전 활용이 주가 되는 ‘스몰볼’ 전략 등을 볼 수 있다. SSG의 올 시즌 전력과 운영 방식이 어떠했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KBO 최다 홈런 최정, 새 역사 쓰다

SSG 랜더스 최정 / 출처 - SSG 랜더스 공식 홈페이지


1987년생으로 KBO 20년 차 베테랑 최정은 2024년 리그 개인 통산 최다 홈런(495개), 개인 통산 최다 타석(9,438타석), 역대 최초 1,400득점 등 각종 기록을 석권하며 여전히 건재함을 증명했다.

이번 시즌은 에레디아와 함께 시즌 내내 팀 타선을 이끌며 맹활약했고 시즌 최종 129경기 136안타 37홈런 타율 0.291 OPS(출루율+장타율) 0.978을 기록했다. FA 기간이었던 6시즌 동안은 189홈런(1위) 576타점(1위) 535득점(1위) OPS 0.937(1위)로 팀의 핵심 타자이자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활약했다.

2024년 11월 6일 SSG 랜더스 최정이 3차 FA 계약을 맺고 사진을 찍고 있다. / 출처 - SSG 랜더스 공식 홈페이지


지난 11월 6일, 3차 FA로 나온 최정은 팀과 전액 보장 총액 110억원(계약금 30억, 연봉 80억)에 잔류했다. 3번의 FA 계약 동안 14년 302억원으로 FA 계약 누적 총액 1위였던 양의지의 277억원을 넘어 역대 최초 KBO 리그 FA 연봉 총액 300억을 넘겼다. 또한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운다면 역사상 가장 긴 원클럽맨 프랜차이즈 스타로 이름을 남길 수 있게 되었다.

▶‘노장은 죽지 않는다’ 40세 홀드왕 노경은

SSG 랜더스 최정 / 출처 - SSG 랜더스 공식 홈페이지


2003년부터 두산과 롯데를 거쳐 2022년부터 SSG에 입단한 노경은은 1984년생의 불혹의 나이에도 화려한 부활을 알리며 SSG의 필승조로 활약했다.

2024년의 성적은 77경기로 리그 공동 1위를 기록했으며 8승 5패 38홀드로 홀드 1위, 평균자책점 2.90에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2.24로 팀 내 토종 투수 중 1위를 기록했다. 노경은이 기록이 더욱 대단한 것은 KBO 역대 최초 2시즌 연속 30홀드. 40대 최초 타이틀 홀더 등을 기록하며 은퇴를 고려할 나이임에도 매년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4년 11월 22일 SSG 랜더스 노경은이 2차 FA 계약을 맺고 사진을 찍고 있다. / 출처 - SSG 랜더스 공식 홈페이지


시즌이 끝난 후 지난 11월 22일 SSG와 2+1년 총액 25억(계약금 3억, 연봉 13억, 옵션 9억)에 계약하면서 잔류했다. 현재의 폼을 유지한다면 현역 마지막 FA일 가능성이 높은 이번 계약에서 선수로서의 유종의 미를 거둠과 동시에 SSG의 2025년 반등의 중심에서 활약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무너진 선발진, 불펜 투수 혹사로 이어져

SSG 랜더스의 2024년 선발 투수 성적


그러나 이러한 베테랑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SSG가 무너진 가장 큰 이유는 선발진의 붕괴라는 해석 또한 주된 의견이다. 팀의 토종 1선발인 김광현은 31경기 162.1이닝 12승 10패 154탈삼진 평균자책점 4.93으로 이름값에 비해 아쉬운 활약을 보였다. 3~4선발 후보였던 송영진, 오원석 역시 5.80과 5.03의 높은 평균자책점으로 마감했다.

외국인 원투펀치 중 한 명이었던 로버트 더거는 6경기 22.1이닝 0승 3패 평균자책점 12.71으로 부진한 뒤 앤더슨과 교체되며 초반 순위경쟁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이후 앤더슨, 엘리아스의 원투펀치는 준수한 활약을 보였으나, 기존 선발진의 부진과 5선발이었던 박종훈이 부상과 부진을 반복하며 10경기밖에 출장하지 못하는 등 투수진이 무너졌다.

이의 여파로 노경은 83.2이닝 조병현 73이닝 문승원 60이닝을 출장하며 많은 투구를 하게 되었다. 팀 전체로도 구원투수 이닝 579으로 3위, 이에 반해 평균자책점 5.25로 7위를 기록하는 등 불펜진의 과부하를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스몰볼‘의 명과 암


2024년 팀 병살타 및 병살타 비율 순위 / 출처 - 스탯티즈 세부분석
이숭용 감독의 ’스몰볼‘ 전략은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명확했다. 스몰볼은 득점력이 적은 대신 작전 수행력이 좋고 발이 빠른 선수들이 있는 팀이라면 안정성 있는 운영으로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실제로 2024년 SSG는 1,100번의 병살타 상황에서 85회의 병살을 기록하여 7.7%의 병살타 확률로 리그에서 가장 적은 병살타를 기록했다. 잔루 역시 2,316개로 가장 적은 기록을 보였다.

2024년 팀 희생번트 성공률 순위 / 출처 - 스탯티즈 세부분석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SSG와 스몰볼이 맞지 않는 이유로 크게 3가지가 있다. 먼저 작전 성공률이다. SSG의 번트 성공 회수는 51회로 리그 4위지만 번트 실패 역시 26회로 적지 않은 수를 기록하여 번트 성공률 66.2%를 기록했다. 이는 리그 평균인 68.8%보다도 낮은 수치이며 전체 7위의 기록이다. 다시 말해, 작전 성공률이 높아 안정적인 상황을 이끌었다는 해석과도 거리가 멀다.

두 번째로 SSG의 홈구장인 인천 SSG 랜더스 필드의 특성이다. 좌우 95m, 중앙 120m의 상대적으로 좁은 구장의 특성상 KBO의 타자 친화적인 구장으로 손꼽힌다. 이번 시즌도 SSG는 92개의 홈런을 인천에서 쳐내 홈 경기 홈런 2위이다. 랜더스 필드와 함께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라 손꼽힌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는 빅볼 전략을 활용한 삼성이 119개의 홈런을 친 것과 비교된다.

세 번째로 애초에 SSG는 홈런을 잘 치는 공격력 위주의 팀이라는 점이다. SSG는 홈런 1위 최정부터 에레디아, 한유섬 등을 포함하여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만 7명이다. 팀 홈런도 총 152개의 홈런으로 리그 4위, 순장타율 역시 0.147로 리그 평균 이상이며 특히, 득점권 상황에서의 장타율은 0.453으로 리그 2위이다. 클러치 상황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베팅했다면 더 효율적인 타점 생산이 가능했을 것이다.

SSG 이숭용 감독 / 출처 - SSG 랜더스 공식 홈페이지


물론 스몰볼은 상황에 따라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SSG라는 팀의 주된 공격력을 최대한 살리면서 필요한 순간에 적절히 활용한다면 더욱 강한 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비시즌 SSG는 팀의 색깔에 맞는 운영 전략을 잘 준비해야 할 전망이다.

▶새롭게 나아갈 2025년의 SSG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에 간 SSG 랜더스 선수단 / 출처 - SSG 랜더스 공식 홈페이지


2025년 SSG의 스토브리그는 코치진과 오원석↔김민의 트레이드 외에는 큰 변동이나 소음 없이 진행되고 있다. 추신수, 고효준 등 노장 선수들의 은퇴 이후 리빌딩과 함께 포지션 등에서 소폭 변경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야수진에서는 에레디아, 최정과 한유섬이 중심 타선을 지키며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박성한, 정준재 등 내야 자원이 준비 중이다. 장기적으로 최정의 후계자로 지목받은 박지환, 수술 회복 후 돌아올 내야 유틸리티 김찬형, 1루와 외야 겸직을 예고한 최준우 등 미래 자원으로 지목받은 선수들 역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투수진에서 역시 외국인 원투펀치와 반등을 노리고 있는 김광현을 중심으로 교통 정리가 시작되었다. 선발로 보직 변경이 예고된 문승원과 5선발 후보인 송영진, 박종훈, 정동윤, 최현석, 김건우, 박시후와 함께 노경은-김민-조병현 트리오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있다.

2024년의 SSG는 후반부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각성하는 듯했으나 5위 결정전에서 패배하며 가을야구 탈락으로 마무리했다.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인 시즌이었으나 여전히 좋은 선수들이 자리하고 있고 많은 신인 선수들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다시 한번 SSG만의 색깔을 찾는다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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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형우 기자

출처 : 한국연예스포츠신문(http://www.korea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