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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BO 돌아보기] 이번에도 육성 시즌 보낸 키움 히어로즈, 탄탄해진 선수층으로 반등할 수 있을까

한국연예스포츠신문 2024. 12. 23. 12:55

-리빌딩 시즌의 성과, 송성문ㆍ하영민 투타 난세의 영웅
-장재영ㆍ김건희. 포지션 변경 시도의 성과는

출처 - 키움 히어로즈 공식 홈페이지

 


키움 히어로즈(이하 키움)의 2024년은 핵심 자원이었던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안우진의 군 복무로 인해 사실상의 ‘리빌딩 시즌’을 겪었다. 리그 최종 성적 144경기 58승 86패 승률 0.403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부진한 성적이었으나 상세한 기록을 살펴보면 마냥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부족했던 팀의 선수층을 높이며 나름의 육성 성공을 기록했다. 2024년의 성적을 돌아보며 2025년의 키움의 전망을 살펴보자.

▶일부 선수들에 치중된 야수진 속 난세의 영웅 송성문의 등장


2024 시즌 키움 히어로즈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상위 9명 / 출처 - 스탯티즈 상세분석

 

 

올 시즌 키움은 몇몇 선수들의 활약에 기댄 시즌이었다. 야수들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지표에서 1 이상은 5명, 주전 선수급으로 평가받는 2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3명뿐이다. 육성 위주였음을 감안하더라도 약한 선수층과 타격이 눈에 띄는 시즌이었다.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 / 출처 - 키움 히어로즈 공식 홈페이지

 


'난세의 영웅’이라는 말이 있듯, 이러한 팀의 상황 속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선수가 있다. 잠재력 폭발을 넘어 리그 최상급의 활약을 한 송성문이 그 주인공이다. 142경기 179안타 19홈런 104타점 21도루 타율 0.340로 타율 5위를 기록했으며, 시즌 내내 굴곡 없는 꾸준한 활약을 보였다.

하지만 송성문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키움의 시즌은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았다. 이주형, 김혜성, 도슨, 김동헌 등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거나 예상치 못한 부진을 겪으며 신인급 선수들을 다소 기용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시즌 후 타율(0.264), 홈런(104), 타점(641) 등 주요 팀 타격 지표에서 10위를 기록했다.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 / 출처 - 키움 히어로즈 공식 홈페이지

 


한편, 4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에 빛나는 김혜성이 이정후에 이어 메이저리그 진출 의향을 밝히며 지난 4일 포스팅을 신청했다. 만약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다면 다음 시즌 키움의 타격은 더 약해질 수 있는 전망이다.

2025년의 키움은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여 외국인 선수 3명 중 2명을 카디네스와 푸이그를 영입해 야수로 채우는 강수를 두었다. 두 선수의 활약과 새로운 루키의 등장으로 2025년엔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막강한 선발진을 받쳐주지 못한 불펜진

왼쪽부터 헤이수스(현 KT위즈), 후라도(현 삼성 라이온즈), 하영민 / 출처 - 키움 히어로즈 공식 홈페이지

 


최하위를 기록했음에도 후라도-헤이수스-하영민의 선발진은 리그 최고로 평가받았다. 후라도와 헤이수스의 원투펀치는 각각 10승, 13승을 기록했으며 특히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23회, 20회로 리그 1,2위를 다투었다.

특히, 야수진의 난세의 영웅이 송성문이었다면 투수진에서는 하영민이 그 주인공이었다. 하영민은 최고 153km의 직구와 최고 140km 초반의 고속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를 주 무기로 가졌다. 특히 선발 전향 후 장착한 포크볼은 리그 구종 가치 1위를 기록하며 28경기 150.1이닝 9승 8패 101삼진 평균자책점 4.37로 맹활약했다.


2024 시즌 키움의 구원 투수 성적 / 출처 - 스탯티즈 상세분석

 


준수한 선발진을 구축한 키움이었으나 불펜진이 발목을 잡았다. 주승우, 조상우, 김성민 등 필승조에서 활약한 불펜 자원도 있었으나 몇몇 신인들은 꾸준하게 1이닝씩 막기도 버거운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시즌 키움의 팀 평균자책점은 5.16으로 9위, 불펜 평균자책점은 6.02로 10위인데 반해 선발 평균자책점은 4.64로 전체 4위이다. 그러나 다음 시즌은 새 외국인 투수 로젠버그와 하영민, 후반기 4번의 퀄리티스타트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김윤하 외에 확실한 4, 5선발이 없다. 또한, 불펜 자원 조상우의 트레이드로 다시 새로운 투수들의 등장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절반의 성공을 이룬 투수→야수 포지션 변경

포지션 변경을 시도한 장재영과 김건희 역시 주목할 만하다.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 / 출처 - 키움 히어로즈 공식 홈페이지

 


장재영은 최고 156km의 강속구와 빠르고 변화가 큰 종슬라이더, 너클 커브를 주 무기로 쓰고 있는 투수였다. 하지만 제구의 약점, 느린 성장세, 결정적으로 올해 5월의 팔꿈치 부상 이후로 타자로 전환하였다. 전환 이후 38경기 20안타 4홈런 13타점 타율 0.168를 기록했다.

변화구 계열에 해당하는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에 모두 50%이하의 컨택트 비율과 1할대의 타율을 보였다. / 출처 - 스탯티즈 상세분석

 


이번 시즌에서 드러난 가장 큰 약점은 변화구 대처 능력이었다. 현저히 낮은 변화구 계열의 컨택비율과 타율을 보였으며 그 결과로 139타석 64삼진으로 삼진 비율 46%를 기록했다.

하지만 타격했을 때의 분명한 강점도 보였다. 타자 전향 후 1군에서 친 첫 홈런은 타구 속도 178.2km를 기록하며 엄청난 파워를 과시했다. 또한 BABIP(인플레이 타구의 안타 비율) 0.314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등 컨택 능력만 갖춘다면 중장거리 혹은 거포형 타자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였다. 타자로 2년 차가 되는 다음 시즌의 성장을 기대해 볼 상황이다.

키움 히어로즈 김건희 / 출처 - 키움 히어로즈 공식 홈페이지


포수로 포지션을 바꾸게 된 김건희는 투수 시절 150km 이상의 빠른 공을 가졌으나 제구가 잘되지 않고 확실한 변화구가 없어 큰 활약을 보이진 못했다. 23시즌 1군에서 3경기 평균자책점 22.5, 2군에서 14경기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9.69로 부진했다.

이번 시즌 김건희는 5월부터 완전히 타자로 전향 후 본래의 포지션인 포수로 출전했다. 주전 포수로 큰 기대를 받았던 김동헌이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이 된 상황이었기에 큰 전력이 되어 주었다. 83경기 67안타 9홈런 38타점 타율 0.237로 타자 전향 첫 시즌임을 감안하면 준수한 성적이다. 다음 시즌 부상 치료 후 복귀할 김동헌과의 주전 포수 경쟁이 주목된다.
 
▶육성 위주의 팀 키움 히어로즈, 2025년의 전망은?

출처 - 키움 히어로즈 공식 홈페이지

 


키움은 프로야구팀 중 유일한 ’시민 구단‘ 형태의 팀이다. 모기업 지원금 없이 자체적으로 각종 수익을 내어 운영해야 한다. 유독 현금 거래나 지명권 트레이드가 많고 육성에 중점을 두는 것도 이의 영향이다.

이번 스토브리그 역시 필승조였던 조상우를 2026년 1ㆍ4라운드 지명권과 현금 10억으로 기아 타거이즈와 트레이드하는 등 스타 선수 영입보단 장기적인 리빌딩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때문에, 몇몇 전문가들은 2025년 역시 키움의 중하위권을 예측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곧 키움은 신인 선수에겐 기회의 장임과 동시에 언제든 이정후, 김혜성과 같은 스타 선수들이 탄생할 수 있는 팀이란 해석도 할 수 있다. 올 시즌 송성문, 하영민, 김윤하 등 새로운 선수들이 활약했듯 다음 시즌 역시 또 다른 루키의 등장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팀, 키움 히어로즈의 다음 시즌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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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형우 기자

출처 : 한국연예스포츠신문(http://www.korea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