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로 더욱 증가한 ‘혼크족’·’ 홈크족’
취향·상황 따라 다양해지는 크리스마스 문화 풍경
사진 출처: 넷기어 코리아
[한국연예스포츠신문] 서지희 기자 = 캐롤이 울린다. 거리는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으로 빛나고 있다. 사랑하는 연인, 친구, 가족과 함께 거리를 누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어떠한가? 그림이 쉽게 상상되는가? 아마 그럴 것이다. 이는 우리가 흔히 아는 크리스마스 연휴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 한가지 의문이 따를 수 있다. 꼭 누구와 ‘함께’여야 할까? 물론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면 즐거움은 배가 된다. 하지만 혼자서도 크리스마스 연휴를 충분히 재밌게 즐길 수 있다는 목소리가 최근 곳곳에서 들린다. 혼자서 크리스마스를 보낸다는 일명 ‘혼크족’과 여가활동으로 집에서 크리스마스를 즐긴다는 ‘홈크족’의 등장이다.
성인 10명 중 4명, ‘집콕’ 크리스마스 지향
작년 2019년, 인크루트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앱 알바콜과 두잇 서베이는 공동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성인남녀 회원 4,397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크리스마스 계획을 조사했다. 그러자 ‘집에서 휴식’이 압도적인 수치로 가장 많이 집계됐다. 41%로 절반에 가까운 비율이었다. ‘여가 및 문화생활’은 22%로 2위에 등극했다. ‘나들이 및 여행’은 13%을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다.
제공: 인크루트
인크루트 관계자는 “최근 1인 가구와 소확행 확산 등 라이프 스타일이 변화하면서 밀레니얼 세대인 20~30대를 중심으로 자신을 홈루덴스족(집 Home과 놀이를 뜻하는 Ludens를 합친 말)이라 자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의 주거공간 안에서 모든 것을 즐기는 문화가 확대되고 있는데, 설문에서도 드러났듯 약속 없이 혼자 크리스마스를 보낸다는 ‘혼크족’부터 집에서 크리스마스를 맞겠다는 ‘홈크족’까지 점점 자신만의 방식으로 연휴를 즐기려는 젊은 세대의 움직임이 포착된다” 라고 설문 소회를 밝혔다.
올해는 ‘집콕’ 크리스마스를 계획하는 이들이 더욱 많아졌다. 코로나19 3차 파동으로 혹독한 겨울나기를 하고 있는 요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논의하고 있을 정도로 사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너도나도 지인과의 약속을 취소하고 집에서 안전하게 연휴를 맞이하려는 추세다. 이렇게 올해 들어 자의반 타의반으로 혼크족·홈크족 문화는 확산되고 있다.
연휴를 즐기는 방식
이들이 홀로 연휴를 즐기는 방식은 다양했다. 사람들로 북적여 복잡할 24일과 25일에는 야근을 하고 그 주 주말에 영화나 공연을 관람하려는 이도 있었다. 명소를 찾아 맛있는 밥을 먹고 쇼핑을 통해 스스로에게 힐링의 선물을 주려는 이도 볼 수 있었다. 산속으로 들어가 템플 스테이를 하며 조용하게 연휴를 맞이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번잡한 세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자신에게 집중하고 싶다는 바람이 깔려 있었다. 물론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에 훼방을 놓기 전 일이다.
올해는 홀로 집에서 성탄절을 자축하는 홈크족들이 더더욱 많아졌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 계획을 주제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성인 남녀 919명이 참여했다. 그러자 역시나 집에서 머무르겠다는 비율이 22%로 1위에 올랐다. 특히 20대 30대 사이에서 이 같은 현상은 지배적이었다. 2위로는 ‘가족과 홈파티’가 잇따랐다. 그 밖에도 △크리스마스 케이크 만들기 또는 구매 △기념 요리 순으로 계획이 확인됐다. 인상적인 것은 집에서 트리 장식과 같은 크리스마스 인테리어 계획이 있냐는 질문 항목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약 49%였다는 점이다.
이들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크리스마스 특선 영화를 보거나 평소 좋아하던 콘텐츠를 시청하며 즐길 생각이다. 간소한 홈파티를 열어 크리스마스 분위기와 기분도 내고자 한다. 이에 식료품 업계는 홈파티를 계획하는 홈크족들을 겨냥한 1인 파티 푸드를 내놓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토닉워터 시리즈가 인기다. 상큼한 탄산수 토닉워터는 파티 분위기에 어울리는 다양한 맛의 칵테일을 만들 때 유용하다. 사조대림은 맛살을 더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씨푸드 스낵 ‘쏙 크라비아’ 2종을 선보였다. 샐러드나 크래커 과자와 함께 먹을 수 있다. 풀무원식품은 ‘노엣지 피자 크리스마스 에디션 2종’을 출시했다. 베이컨 파이브치즈와 페퍼로니 콤비네이션으로 구성됐다. 오뚜기는 간편식 안주 제품을 내놓았다. 냉동 안주류 신제품 ‘오감포차’ 2종은 여러 입맛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오감포차 새우감바스’와 ‘오감포차 칠리치즈소시지’는 홈파티에 제격이라는 후기가 상당하다.
사진 제공: 진로 하이트
사진 제공: 오뚜기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게임 콘텐츠도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다. 게임유통플랫폼 ‘스팀’은 23일부터 1월 6일까지 게임 콘텐츠 겨울 할인을 진행한다. 대표적인 할인 작에는 크루세이더 킹즈3(20%), 토탈워: 워해머2(66%), 데스스트랜딩(50%), 어쌔신크리드: 오디세이(80%), 토탈워: 삼국(50%), 다크소울3(75%), GTA5(50%) 등이 있다. 넥슨과 위메프 구글이 연합해 만든 ‘WE-star 크리스마스’ 마케팅도 눈길을 끈다. 위메프를 통해 구글 플레이 기프트 코드를 구매하면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바람의나라: 연’, ‘메이플스토리M’, ‘FIFA 모바일’ 등 자사 인기 모바일 게임 4종의 아이템 중 원하는 아이템으로 교환할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하는 프로모션이다. 31일까지 진행된다.
20대가 바라본 나홀로 크리스마스
22살 김시은씨는 ‘혼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현상이 낯설지 않다고 말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봤다. 그에 따르면 코로나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 “항상 크리스마스는 누군가와 보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코로나가 내 생각에 큰 변화를 준 것 같다.” 그는 혼자 있는 시간 동안 더욱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내면이 시키는 일에 따르다 보니 독립적으로 일하는 재미도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누군가와 연휴를 보내는 것도 큰 기쁨이지만 혼자서는 외로울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일 수 있다. 혼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그동안 사고 싶었던 옷이나 아이템을 자신에게 선물하고,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이지 않을까?” 라고 의견을 표했다.
그에게 나홀로 크리스마스란, 본인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자 그렇기에 알차고 신나는 하루로 기억되는 일 같았다. 혼자 크리스마스를 보낸다면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물어봤다. 그러자 돌아오는 대답은 ‘호캉스’ 였다. 그는 좋은 호텔에서 하루를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했다. “워낙 여행을 좋아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해외 여행을 가지 못하니 도심 속 또 다른 여행지인 호텔에 머물면서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싶다.” 그는 호텔의 맛있는 음식들, 크고 아름다운 트리와 장신구들을 생각하니 눈과 귀가 황홀해진다고 웃었다. “그동안 바쁘게 정신 없이 지내느라 정작 자신에게는 제대로 된 선물을 못 했는데 크리스마스만큼은 내가 먹고 싶었던 음식들과 보고 싶었던 영화들과 함께 편안한 곳에서 홀로 쉬고 싶다” 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가 왔다. 다만 이번 크리스마스는 원하든 원치 않든 타인과 약간의 거리를 두며 지내야 한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도 얼마든지 행복을 마주할 수 있다. 이 역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가는 중일 것이다. 나만의 방식으로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번 연휴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한편으로 물리적인 거리감은 어찌할 수 없지만 마음만은 주변 사람들에게 한 뼘 더 가까이 붙여보는 편도 좋아 보인다. 어쩌면 더더욱 따뜻한 성탄절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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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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