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종합

[성범죄 솜방망이 처벌 ③] 예방 시스템뿐만 아니라 강력한 처벌이 꼭 필요

한국연예스포츠신문 2021. 1. 4. 18:01

공무원들의 성범죄 가해

대학가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성범죄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곽은비 기자 = 지난 기사에 이어서 성범죄 관련한 올해의 주요 사건들을 바탕으로 성범죄에 대해 어떻게 미약한 처벌이 내려지고 있는지 살펴보려 한다. 지난 기사에서는 성착취물 제작∙유포 범죄와 관련하여 손정우 사건과 함께,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와 관련하여 조두순 출소를 앞두고 일어난 논란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공직의 자리에서 성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더욱 엄하기는커녕 가벼운 처분을 받은 공무원들과 성범죄가 흔하게 벌어지는 대학가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공무원들의 성범죄 가해



출처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사이트



올해도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여러 고위직 공무원의 성추문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대중의 분노를 일으켰다. 이외에도 여러 곳에서 공무원의 성범죄 가해 사건들은 매해 높은 수치로 발생하고 있다. ‘2016-2019 공무원 성범죄 징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4년 동안 성범죄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이 총 1,158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에 처벌과 징계 현황은 엉망이었다.

환경부와 산하기관에서 최근 3년간 직원 성추행, 성희롱, 몰래카메라 촬영, 성매매 혐의 등 10여 건의 성범죄가 발생했다. 그러나 모두 징계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자들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고 그렇다는 이유로 견책 혹은 정직 1개월의 징계에 그쳤다.

또한 일부 대구시 공무원들의 범행도 대거 드러났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일부 대구시 공무원들이 저지른 범죄행위는 무려 101건이나 되었다. 평균 1년에 20건인 셈이다. 이 중 성범죄 사건에는 성매매, 강제추행, 준강제추행, 공공밀집장소 성추행, 불법 촬영(성폭력범죄 특별법 위반)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성매매와 강제추행 사건들이 견책 처분에 그쳤고, 불법 촬영 사건들도 감봉이나 견책 처분을 받았다. 공직의 자리에서 저지른 범죄가 더욱 엄하게 처벌받기는커녕 오히려 묵과되고 있는 실상이다.



대학가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성범죄



출처 : 연합뉴스



대학가에서도 여러 성범죄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자료에 따르면 고등교육기관에서 발생하는 성범죄 건수가 매해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15년에 73건, 2018년에 115건으로 3년 사이에 58% 증가했다. 해당 3년 동안 발생한 사건들 중에는 성희롱이 가장 많았고, 매해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들 중에는 교수가 가장 많았다.

올해 5월에는 한국외대 명예교수 L씨가 성희롱이 담긴 글을 학생들에게 읽도록 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해당 글에서의 “남자는 물 여자는 꽃”, “(여자가) 시들다 말라 죽으면 남자가 손해다. (중략) 그래서 (남자는) 비아그라를 먹어야 된다.” 등의 표현들은 많은 학생들에게 성적 불쾌감을 일으켰다. 사실 L교수는 과거 2007년부터 여학생 신체접촉, 노골적인 성희롱 발언 등의 전력이 있고 번번이 제대로 된 징계 없이 넘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교수뿐만 아니라 대학생이 가해자인 경우도 상당하다. 2018년 9월 3일 새벽에 전북의 모 의과대학 남학생 A씨(24세)는 여자친구 B씨(20대)의 원룸에서 B씨를 강간했다. 저항하는 B씨의 뺨을 여러 차례 때리고 목을 조르기도 했다. 올해 1월에 열린 1심 재판에서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되자 이에 비판이 쏟아졌다. 재판부는 A씨가 성폭력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피해자 B씨와 합의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후 항소심에서는 죄질을 더 무겁게 보아 징역 2년이 선고되었지만 이 역시 가벼운 형량이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해당 사건은 데이트 폭력 범죄에 해당한다. 데이트 폭력 가해자 중에는 20대가 가장 많으며 대학가에서 발생하기 쉬운 범죄이다. 경찰청의 자료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 신고 건수는 2017년에 14,136건, 2018년에 18,671건, 2019년에 19,940건으로 매해 증가하고 있다. 반면에 입건된 인원과 비율은 2017년에 10,303명(72.9%), 2018년에 10,245명(54.9%), 2019년에 9,858명(49.4%)으로 줄어드는 추세이다. 가해자들 중 절반 정도만 입건되고 있는 것이다.

데이트 폭력 사건들 중에는 강간의 경우가 부지기수이고 약 70%의 비율로 폭행∙상해 등이 발생한다. 여러 전문가들은 데이트 폭력을 살인사건의 전조 현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이렇게 위험한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관련 법규와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다. ‘사랑싸움’이라는 사소한 일로 치부되어 많은 피해자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솜방망이 처벌은 범죄자의 경각심을 낮춰 범죄자들이 더욱 거리낌 없이 성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 성폭력 예방 교육 프로그램이 의무적으로 시행되는 곳에서도 성폭력 관련 전담 기구가 운영되고 있는 곳에서도 성범죄는 계속 발생했다. 범죄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이 같은 예방 시스템뿐만 아니라 성범죄에 대한 엄격하고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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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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