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종합

살이 찌는 것이 무서운 사람들, '프로아나'

한국연예스포츠신문 2020. 11. 17. 14:14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다이어트
SNS를 통해 확산되는 프로아나




출처 : 마른 몸을 위해 스스로 거식증을 앓는 사람들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하연 기자 = '목표 감량을 채울 때까지 함께 하실 분을 찾습니다', '굶더라도 열심히 살을 빼서 말라져야지' 등. 이러한 글들은 모두 SNS 중 트위터에서 ‘#프로아나_트친소’라는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이다. 마른 몸을 만들고자 하는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극단적인 방법까지 저지르는 사람들, 그들은 바로 ‘프로아나족’이다.





출처 : 트위터에 올라온 프로아나 관련 게시물/트위터



나는 마른 몸을 원해요

‘프로아나(proanorexia)’란 찬성을 뜻하는 ‘프로(pro)’와 거식증을 뜻하는 ‘애너렉시아(anorexia)’의 합성어로, 지나치게 마른 몸매를 원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프로아나는 2008년 SBS <뉴스추적>에 프로아나족의 이야기를 다룬 방송을 통해 처음 두각을 드러냈다. 최근에는 트위터에서 ‘트위터 친구를 구합시다’를 의미하는 ‘#프로아나_트친소’라는 해시태그가 확산되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목표 체중까지 함께 굶을 친구를 찾기도 하고, 자신의 키, 몸무게와 목표 체중을 게시하고 지정한 기간 내에 목표를 이루지 못할 시에 해당 트윗글을 공유한 사람 중 추첨을 통해 기프티콘을 선물하거나 현금을 입금하겠다는 공약을 건다. 이로 인해 자신에게 강제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프로아나족들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법은 과히 극단적이다. 이는 먹토(음식을 먹고 토하는 것), 씹뱉(음식을 씹기만 하고 삼키지 않은 채 뱉는 것), 단식(음식을 먹지 않는 것) 등이 있다. 또한 프로아나는 이전에 비공개 커뮤니티에서 폐쇄적으로 활동한 것에 비해 현재는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SNS에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극단적인 방법으로 마른 몸을 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외모지상주의를 선호하는 사회풍조가 있다. 현재 마른 몸은 동경의 대상으로, 뚱뚱한 몸은 멸시의 대상이 되었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마른 체형이 더 아름답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프로아나 확산의 큰 원인이 된 것이다.

미디어도 문제가 있다. 외모와 체형에 관련된 콘텐츠를 비롯해 마른 몸을 가진 연예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콘텐츠를 무분별하게 접하다 보면 마른 몸을 칭찬하고 이상화하는 프로그램 자체에 현혹되어 콘텐츠 속 마른 몸을 가진 연예인들을 무의식적 혹은 의식적으로 따라하게 된다. 이는 자신의 체형에 열등감을 가지고 것뿐만 아니라 자신 자체에 열등감을 가지게 되며, 결국 자존감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출처 : 먹고 토하는 사람들/연합뉴스



몸과 마음이 병들어가고 있어요

프로아나 행위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프로아나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문제 중 하나는 신체 건강이다. 프로아나의 다이어트 방법 중 ‘먹토’, ‘씹뱉’은 식이장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며, 식이 섭취를 극단적으로 줄이다 보면 영양분 흡수를 막게 된다. 아울러 단식으로 인한 체중 감량은 체내 단백질 소모를 증가시켜 전체적인 기초대사를 낮춘다. 이렇게 낮아진 기초대사는 우리 몸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역동적인 평형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항상성을 변화시켜 체중 재증가와 같은 요요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외에도 골다공증, 근력 감소, 부정맥 등 다양한 질병을 야기한다. 프로아나가 청소년과 젊은 청년층 사이에서 많은 것도 특히 문제이다. 이 시기는 신체가 발달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신체 발달과 평생의 건강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적절한 영양 섭취와 열량 공급으로 최대 골량과 근육량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또한 정신 건강에도 큰 문제가 된다. 사회에서 획일화된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이루기 힘든 무리한 목표를 세워 자신을 자책하고 점차 위축되면 결국 자신에 대한 혐오감을 바뀔 수 있다. 이는 대인관계, 자존감, 정서안정 등 일상의 많은 부분에 지장이 생기게 된다. 몸에 대한 집착이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자신의 신체적 건강과 같은 다른 부분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한다. 아울러 마른 몸을 이뤄야만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고 관심을 가져줄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결국 남들의 시선과 관점을 우위에 두다 보면 정말 자신의 삶은 남아있지 않게 되어 버린다.

마지막으로 경제적 문제가 있다. 다이어트 약, 변비약, 이뇨제를 복용하며 살을 빼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자신의 몸과 맞지 않거나 실제로 필요하지 않는 약을 구매하기 위해 무리한 돈을 쓴다. 따라서 프로아나로 인해 신체, 정신, 경제력이 모두 망가지는 것이며, 이는 프로아나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문제로 보아야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쉽게 벗어날 수가 없어요

여러 SNS나 콘텐츠 속 댓글을 보면, 프로아나를 비난하거나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프로아나를 그만두려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지만 한 번 시작한 프로아나를 쉽게 그만두지 못하고 실패하는 이들도 많다. 이들은 이미 식이장애 단계에 도달하여 쉽게 그만두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혼자서 고민하며 극복하려 하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특히 청소년은 부모님께 고민을 털어놓고, 부모님과의 관계가 어렵다면 다른 주변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프로아나는 다이어트 문제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문제가 근본적인 원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성숙한 청소년은 어른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므로 10대라면 교내 Wee센터나 구마다 위치한 청소년복지상담센터, 20대라면 대학 내 상담센터나 시마다 위치한 정신건강센터를 찾아가는 방법도 있다. 모두 무료로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심리검사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아울러 의학적 치료방법으로 가족치료, 약물치료 등이 있다. 가족치료란 대상자의 회복에 영향을 미치는 가족이 치료에 개입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약물치료는 식이장애와 더불어 우울증, 강박 신경증 등 정신적 질병이 나타났을 때 약물을 이용해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아울러 심한 저체중인 경우 정상 체중 회복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프로아나에 대한 이야기가 방송, 기사로 많이 알려지면서 이들을 향해 비난의 시선을 보내는 사람도 많다. ‘미친 것 같다’, ‘정신병원에 가 봐라’, ‘저러고 왜 사냐’ 등의 인신공격도 많다. 그렇지만 이들이 프로아나를 선택한 것은 사회에도 분명한 책임이 있다. TV에 정상체중보다 못한 마른 몸의 연예인들을 예쁘다 말하며, 자기관리를 하라는 사람들. 프로아나족에 대한 비난보다는, 그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어야 할 것이다.

Tag
#프로아나
#거식증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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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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