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 포지티브(Body positive)’ 효과
섹시함에서 편안함으로 변화하는 이너웨어(Inner Wear)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강다솜 기자 = 동서양을 막론하고 빼놓지 않고 입는 것이 있다. '속옷'이다. 태초의 인간은 속옷을 입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겹의 옷을 입음으로 보온성을 높일 수 있으며 옷감의 소재가 얇을수록 건조에 용이하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그 형태가 점점 얇아져 지금과 같은 모습을 띠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단순히 실용성 뿐만 아니라 미학적으로 몸의 모양이나 겉옷의 모양새를 보정하기 위해 그에 맞는 속옷을 입기도 한다. 그러나 속옷의 본래적 의미는 생존과 위생에 있다.
변화하는 속옷 시장
출처 : 빅토리아 시크릿
2020년 이너웨어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하고 뜨겁다. 섹시함보다는 편안함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취향과 인식이 확산되면서 속옷시장에서 ‘편안함’은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변화한 소비자의 니즈를 속옷 브랜드들이 받아들이면서 세계 최대 여성 속옷 브랜드인 ‘빅토리아시크릿’은 시그니처였던 빅토리아 시크릿 쇼를 중단하기도 했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2019년 5월 공식적으로 패션쇼 중단과 함께 다른 형태로 소비자와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빅토리아시크릿은 미국 속옷 시장의 1/3을 차지하는 점유율을 보였던 미국을 넘어 세계 최대 여성 속옷 브랜드이다. 자사 패션쇼는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패션쇼’로 불리며 23년간 시장 최강자로 자리했었다. 그러나 ‘편안함’이 속옷 소비의 중요 가치로 떠오르면서 하락세가 시작되었다. 2018년 12월 진행된 패션쇼 시청자는 330만명으로 패션쇼 중계 시작 이래 가장 낮은 시청률이었으며 미국에서만 53개 이상의 매장이 문을 닫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있음이 수치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출처 :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편안한 속옷에 대한 니즈를 확실해졌다. 2017년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 극 중 인물 우수지가 드라마 전반에서 보정에 초점이 맞춰진 속옷에 대한 불편함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도 했다. 극 중에서 속옷을 아이템으로 사업에서 성공하는 결말을 보여주기도 했다. 보기 좋은 몸을 위해 만들어진 속옷에 대한 불만은 오늘 내일의 문제가 아니었음 드라마가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편안함을 사랑하자!
출처 : 유튜브 캡쳐
국내에서도 편안한 속옷에 대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2010년 한국에 처음 노와이어 브래지어 제품을 선보인 유니클로에서 관련 상품이 수년간 매출 상위권을 기록함과 더불어 SPA 브랜드와 인기 속옷 브랜드에서도 와이어와 컵이 없는 속옷을 내놓고 있다. 편안함을 추구하는 속옷을 펀딩하거나 스타트업 아이템으로 개발하기도 한다. 국내 속옷 시장이 저출산과 내수 침체의 여파로 정체된 가운데 2030세대 여성을 중심으로 몸매를 보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자는 문화가 확산되며 와이어나 패드 없이 가슴을 부드럽게 받쳐주는 속옷인 브라렛 등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2019년부터 시작된 브라렛 열풍으로 국내에서도 전문 쇼핑몰이 여럿 생겨나면서 인기 유투버나 SNS 인플루언서들이 리뷰를 하는 컨텐츠를 내놓기도 한다.
국내 대표적인 여성 속옷 브랜드인 ‘㈜비비안’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자사 브라렛 제품 판매량은 160% 증가했고 이전과 비교해 2배 이상 제품을 늘려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디가드’와 ‘BYC’의 경우에도 와이어가 없는 속옷 제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25% 증가하면서 관련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와이어나 보정용 패드가 없는 브라렛이 인기는 꽤 오랜 시간 유지되고 있다. 유명 브랜드인 ‘㈜비비안부터 새롭게 떠오르는 전문 브랜드인 더잠까지 브라렛을 검색하면 고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제품이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 색을 뽐내며 구매를 기다리고 있다. 편안함이 속옷 선택의 1순위로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여성용 드로즈가 주목받고 있다.
사각팬티=남성용?, 이제는 여성용도
"오빠나 아빠의 트렁크 속옷을 장난삼아 입어봤는데 너무 편해서 저도 구입했어요. "
출처 : TONEFORTWO 룩북
사각팬티는 남성용 속옷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여성들도 사각형 형태의 속옷을 입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착용하는 삼각형 형태의 속옷은 착용 시 복부와 Y존, 엉덩이에 밴드의 압박이 가해지고 이로 인해 속옷을 착용하고 있는 내내 불편함을 유발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수요가 없어보였지만 생리대를 부착하는 부분을 만들고 허리와 허벅지에서 말려 올라가는 현장을 방지하는 밴드를 추가해 펀딩을 도전하자 이틀만에 2,000만원이 넘어가는 후원을 받고 어안이 벙벙했다며 여성용 드로즈를 만드는 ‘톤포투’의 대표가 관련 인터뷰를 통해 소감을 밝혔다. 2017년 처음 여성용 사각팬티 사업을 시작하면서 속바지가 아닌 속옷을, 남성이 아닌 여성용 사각 속옷을 만드는 과정 그리고 “누가 드로즈를 입겠냐”는 쓴소리를 감내해야 했다. 시작은 2개의 사이즈와 2가지 색상으로 시작했지만 2020년 현재는 자체 온라인몰도 생겼고 오리지널 라인에 여름용, 운동용을 포함해 총 5가지 라인을 판매 중에 있다.
“귀가하면 속옷부터 벗어버리는 습관이 있었어요. 와이어가 없는 속옷을 착용하다보니 예전에는 와이어가 있는 갑갑한 속옷을 어떻게 입었나 싶어요. 기존에 있던 속옷들은 소화도 잘 안되고 땀도 잘 차서 여름에는 더욱 곤욕이었죠. 편한 속옷 시장이 커지면서 이제는 선택지도 많아져서 무척 만족 중이에요.” 대학생 K씨는 일 년 넘게 와이어가 없는 속옷을 착용한 경험을 밝히며 주위에도 와이어가 없는 속옷을 입는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생 커뮤니티를 통해 브라렛이나 사각형 속옷을 추천하는 경우도 있고 해당 글의 반응도 좋다는 말도 덧붙였다.
시간이 흐르며 미에 대한 기준과 가치가 더욱 다양해진 만큼 가장 근본적이고 기초적인 부분에서 변화가 시작되고 있음을 우리는 속옷에서 알 수 있었다. 남들이 보기 좋지만 속옷을 착용하는 당사자는 불편했던 여성 속옷이 변화함에 따라 우리 사회도 남의 시선보다 스스로의 만족을 추구할 수 있는 건강한 사회로 거듭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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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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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연예스포츠신문(http://www.korea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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