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 청년들과 자영업자들의 이야기
- 일명 쪼개기 알바, 유령 근무제
아르바이트의 성지라고 불리는 대학가 거리의 모습 / 사진 - 서아연 기자
최근 자영업자들은 “손님보다 알바 구하는 게 더 어렵다”고 말한다. 인건비 부담과 근무 조건 문제로 인해 구인 공고를 올려도 지원자가 적다고 한다. 반대로 청년들은 "알바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 라고 토로한다. 원하는 근무 조건에 맞는 일자리를 찾기가 어렵고, 일부 업장은 낮은 임금이나 피크 타임에만 구인하여 짧은 시간의 근무만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은 주휴수당 지급과 근무시간 문제에 있다. 이와 관련하여 자영업자들과 청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 자영업자의 딜레마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주휴수당 지급을 피하기 위해 근무시간을 주 15시간 미만으로 제한하는 '쪼개기 알바'나, 알바생을 일찍 조기퇴근 시켜 인건비를 줄이는 '유령 근무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피시방 점주 정씨(26)는 인터뷰를 통해 "평일 알바생에게는 주휴수당을 지급하지만, 주말 근무자는 파트를 나눠 주휴수당 지급을 피한다"고 말했다. 또한, 편의점 점주 강씨(53)도 "주 2일 근무제와 7시간 근무로 모든 알바생의 근무시간을 주 15시간 미만으로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즉, '일손은 필요하지만, 필요 이상의 사람은 두고 싶지 않은 최소 인건비와 최대 효율 사이 딜레마'가 발생하는 것이다.
반대로 20대 청년들은 '알바 구직'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청년들의 생각을 직접 물어보았다.
▶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
청년들은 경제적 부담 완화를 위해 주 15시간 이상 근무가 가능한 일자리를 선호한다. 대학생 이씨(23)는 "피크 타임 두세 시간 일해서 버는 것으로는 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쪼개기 알바에 고용된 경우 투잡을 뛰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 쪼개기 알바의 역설
대학생 강씨(23)는 “시간을 너무 쪼개서 공고를 올리니까, 원하는 근무 시간을 맞추기 어려운 것 같아요”라고 언급했다. 이는 인건비를 절감하려 하는 자영업자들의 전략이 역효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실제 설문조사에 따르면 쪼개기 알바의 경우 주15시간 미만 근무로 인해 ‘주휴수당’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알바 구직을 하는 대다수의 청년들이 알바를 구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20대 청년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운이 좋게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알바를 구직 했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바로 '유령 근무제'이다.
▶ 유령 근무제(조기 퇴근)
유령 근무제란 원래 약속된 근무 시간이 있지만, 알바생이 갑자기 사라지는 모습을 풍자한 표현이다. 업주가 매출 감소, 인건비 절감 등과 같은 요인으로 근로 계약서 상 약속된 시간을 채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알바생을 퇴근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생 김씨(22)는 인터뷰에서 “홀서빙 알바 할 때였는데 사장님께서 손님이 없다고 출근한지 한 시간만에 퇴근시키더라구요. 한 번 쯤이면 이해하겠는데, 매번 그렇게 하시니까 그저 인건비 절감을 위해 이러시는 거구나… 이럴 거면 아예 필요할 때만 부르시지 왜…”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설문에 참여한 100명 중 59명이 '유령 근무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20대 청년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반대로, 현재 아르바이트를 쉬고 있는 20대 청년들에게 물어보았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20대 청년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설문 결과는 첫째, 취업 준비나 학업 때문에 시간이 없다 (28%) , 둘째 주휴수당을 받기 어려워 실질 월급이 적다 (22%) , 셋째, 육체적으로 너무 힘든 일만 남아있다 (14%)였다. 현재 아르바이트를 쉬고 있는 청년들의 주된 요인은, '학업과 취업 준비, 주휴수당 미지급'이었다.
이 외에도 자유로운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주관식으로 청년들의 응답을 들어보았다. 한 청년은 "알바생을 알바 그 이상으로 생각하신다. 구인 할 때 말씀하셨던 파트를 넘어선 다른 일들도 많이 맡기신다"고 적었다. 또 다른 청년은 "이전 사장님께서 CCTV로 자꾸 감시하시는 상황 때문에 트러블이 있었는데, 그 뒤로 알바하기 꺼려진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직접적인 노동 말고, 다른 방식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어서 알바가 필요하지 않아졌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 상충되는 이해관계
자영업자들의 인건비 절감 노력과 청년들의 경제적 필요가 맞물려 '알바 구인난'과 '알바 구직난'이 동시에 발생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아르바이트 노동시장의 구인, 구직 불균형은 코로나19 이후의 영향과 고물가 여파에 기인한다. 부대비용과 지속적인 물가 상승으로 인해 인건비를 최소화 하여 손실을 줄이려는 자영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아르바이트의 성지라 불리는 대학가 거리인 신촌, 이대, 홍대, 혜화를 돌아다니며 자영업자분들을 인터뷰 했다. 혜화에 있는 PC방 점주 박씨(30)는 "사람이 안 구해져서 힘들어요. 알바 중개 어플에 유료 공고를 이용해서 알바생 구한지 두 달 째에요..."라고 말했다. 이대에 있는 일식당 점주 차씨(44)는 "피크타임에만 구인해서 쓰는 게 점주 입장에선 마음 편하죠.. 점심과 저녁 두 타임으로 나눠서 알바생을 구했는데, 글쎄 피크타임 세시간만 구하니까 지원자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저희 알바생 한 명이 두 타임을 모두 하고 있어요"라며 한숨을 지었다.
▶ 해결책 모색
전문가들은 주휴수당을 개선해 알바생들과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덜어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또한 임금이나 근무 여건을 개선하여 알바생들의 선택 폭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Tag#주휴수당#알바#자영업#자영업자#일자리#구인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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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연 기자
출처 : 한국연예스포츠신문(http://www.korea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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