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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 극복에 반려동물 제격? 신중한 입양 필요

한국연예스포츠신문 2021. 1. 2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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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혜진 기자 = 코로나19가 장기간 이어지며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부활동이 제한되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우울감에 빠지는 것이다. 이른바 '코로나 블루'이다.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다양한 해법이 제시되는 한편 '반려동물 입양'이 주목받고 있다. 우울감에 반려동물이 큰 도움이 된다는 여러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반려동물 입양이 늘고 있고, 권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울감 해소'를 목적으로 하는 입양은 주의가 필요하다.



코로나와 반려동물 입양, 아이러니한 관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아이러니하게도 증가한 것이 있다. 바로 '반려동물 입양'이다. 경기도가 직접 운영하는 유기동물 보호·입양기관인 경기도 도우미견 나눔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6월까지 입양된 동물이 296마리였다. 2019년 전체 입양 건수가 355건임을 떠올리면 엄청난 증가세이다.

이는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동물학대 방지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하루 10건 이상의 반려동물 입양이 이루어졌다. 평소보다 두 배나 증가한 수치였고, 강아지 입양은 대기자 명단까지 생겼다. 갑작스러운 증가에 미국에서는 '팬데믹 퍼피'(Pandemic puppy)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코로나19 시기 동안 늘어난 반려견 입양 트렌드를 의미한다.

입양 증가에는 여러 이유가 있으나 관련 업계 및 전문가들은 시기적 특성상 '코로나 블루'를 해소하기 위함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반려동물이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포르투갈 연구팀이 지난 2018년 7월 정신의학연구저널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한 결과가 대표적이다. 연구팀은 심각한 치료 저항성 주요 우울 장애를 겪는 환자 80명을 대상으로 반려동물과 우울감에 관한 실험을 진행했다. 80명 중 33명의 참가자가 반려동물을 입양했고, 이들은 실험이 진행되는 12주간 우울 증상이 서서히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반려동물을 입양하지 않은 이들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동물과의 친밀한 관계가 정신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연구 결과 외에도 집에 홀로 있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외로움과 우울감을 해소한다는 이유로 반려동물 입양에 나서는 이들은 쉽게 찾을 수 있다.

반려동물 그중에서도 유기동물의 입양 증가는 긍정적인 일이다. 그러나 과연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입양인지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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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입양, 그리고 파양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은 반려동물 입양 증가에 기뻐하면서도 우려한다.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상황인 만큼 유기와 파양이 증가하지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이미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말 기준으로 전국 보호소에 머무르는 유기동물이 1만 4030마리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6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동물보호관리시스템 분석 결과,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발생한 유기동물은 10만 마리가 넘었다. 9월까지 매일 372마리가 버려졌다는 뜻이다.

한 유기견보호센터는 보호소에 머무르는 급격히 늘어나자 무료분양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관계자는 "코로나로 유기동물 건수가 많아져 동물 구제와 동물 보호 목적으로 무료 분양을 진행하고 있으며 반려동물을 키우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을 경우 강아지, 고양이 보내기 등 파양 신청을 받아 보호소에서 임보(임시보호)를 돕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기와 파양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대표적인 것은 경제적 이유이다. 지난 2016년 서울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 한 마리를 돌보는 데에 월 평균 16만 4천 원이 필요하다. 매월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같은 설문 조사에서 반려동물 보유한 가구 64.9%가 반려동물을 키우며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경제적인 문제'를 꼽기도 했다. 문제는 코로나19로 가계 경제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지난 한해 신규 채용은 전무할 정도였고, 무급휴직이나 임금삭감, 실직 사태도 이어졌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계의 근로소득이 1년 전보다 5.3% 감소해 2003년 이후 최대 하락 폭을 보일 정도였다. 갑자기 얇아진 지갑 사정 속 반려동물을 돌보는 데 필요한 기초 비용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두 번째는 반려동물이 '장난감'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은 생명이다. 내가 원할 때만 함께 놀고, 그 외에 시간에는 방치해도 되는 '장난감'이 아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배변처리, 목욕, 산책 등에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 하고, 장기간 집을 비우는 일도 쉽지 않다. 고된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반려견이 어지른 집을 정리하고 산책에 나서야 하는 일들도 빈번하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면 즐거울 것이다', '반려동물이 코로나 블루를 치유해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이루어진 입양은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문제는 코로나19가 종식되며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다. 다시 우리의 일상으로 돌아가 외출이나 사교모임 등이 자유로워지면, 반려동물이 '귀찮아'질 수 있다. 반려동물이 '필요'했던 이유인 우울감이 여행이나 외출, 친구와의 만남 등으로 충분히 해소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관련 업계에서는 최근 나타나는 반려동물 입양 증가가 반갑지만은 않다.

반려동물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동그람이'의 김영신 대표는 이달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람 입장에서 '일상으로의 복귀'가 동물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인 건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라며 "업계 일각에서는 '사람들이 만약에 인간 편의적인 선택을 하게 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도 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언론부터 보호소, 유관 기관까지 '코로나 블루'의 해소 방법으로 '반려동물 입양'을 권장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반려동물은 '우울감'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소중한 생명이기에 평생을 함께할 수 있는지를 신중하게 고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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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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