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주식 투자 열풍
경제 불황 속 유일한 계층 이동 도구로 여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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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지환 기자 = 지난해부터 여러 매체를 중심으로 자주 볼 수 있는 단어가 있다. 바로 '주린이'이다. '주린이'는 '주식'과 '어린이'를 합친 단어로 주식투자 초보자를 일컫는 신조어다. 작년부터 주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올해 들어 주식 시장에서 불어난 개인 자금(개인이 주식을 매수하거나 매수하기 위한 대기 자금)이 20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작년 개인 자금의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올해가 시작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것을 고려하면 가파른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주식 열풍의 중심에는 20대가 있다. 올해 1월 12일부터 14일까지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주식 투자 여부'를 물었다. 응답자의 29%가 '투자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주목해야 할 것은 연령대별 수치이다. 대부분 연령대에서 주식 투자자 비율이 증가했지만, 특히 20대는 5개월 전 12%에서 27%로 2배 이상 늘었다. 20대는 '영끌'(대출 등을 비롯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한다는 뜻), '빚투'(빚내서 투자한다는 뜻) 등 신조어까지 탄생시키며 주식 투자에 몰두하고 있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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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따른 청년 고용 위기
가장 큰 원인은 청년 고용 위기이다.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되며 고용시장이 얼어붙었다. 신규 채용은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일이 대다수였고, 해고를 당하는 일도 많았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수는 1년 전보다 21만 8천 명이나 감소한 2960만 4천 명에 불과했다. 이는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127만 6천 명) 이래 가장 많이 감소한 수치이기도 하다. 특히 청년층(15~29세)의 체감실업률은 25.1%로 전년 대비 2.2%포인트나 올랐다. 체감실업률은 실업자와 더 일하고 싶어 하는 취업자, 잠재 구직자를 모두 포함한 확장실업률이다.
이렇듯 유례없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고용한파는 청년들에게 불안감을 선사했다. 그리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심리를 자극했고, 이것이 주식 투자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멈춰있는 임금, 끝없이 상승하는 부동산 가격
고용한파 외 청년들을 불안하게 만든 요소는 또 있다. 끝없이 상승하는 집값이다. 부동산 거래앱 서비스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 총액(1월 7일 기준)은 360조 8000억 원이었다. 통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고액이다. 정부가 고강도 대책을 연이어 발표하며 집값 잡기에 나섰지만, 쉽지 않다. 이른바 '고가주택'의 상징이었던 '10억 클럽'은 그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숨만 쉬고 월급 모아도 서울 아파트 사려면 10년 걸린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작년 7월,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전국 만 25~39세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재무적 목표 우선순위'에 따르면 응답자의 31%가 '주택 구매 재원 마련'을 최우선 순위로 꼽았다. 그리고 응답자 10명 중 7명 이상이 '내 집 마련이 꼭 필요하다'라고 답했다.
결국 현재 20대는 '내 집 마련'의 필요성과 어려움이 동시에 상승하는 상황에 처했다. 내 집 마련이 필요하지만, 정해진 월급을 차곡차곡 모아 마련하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20대는 자연히 투자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주식 투자 정보의 장이 넓어지며 부담 없어져
최근에는 주식 투자 열풍이 다시 투자를 이끌고 있기도 하다. 관련 정보가 쏟아져 나오면서 초보자도 투자 시장에 접근이 쉬워진 것이다. 김서현(가명, 26) 씨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다양한 SNS를 통해 주식 투자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전까지는 안전성이 높은 예·적금만 생각했지만 은행 이자가 턱없이 적었기 때문에 회의감을 많이 느꼈다. 하지만 국내 증시에 큰 변동이 생기고 SNS를 사용하는 젊은 층들이 주식 투자에 많은 관심을 가지며 정보가 유입되는 창구가 많이 넓어졌다"라며 "어려운 경제 잡지를 읽지 않아도 쉽게 어떤 주가 좋은지 정보를 알 수 있고, 주식에 대해서 배울 수 있다. 또한, 대외활동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애플리케이션에서도 주식 스터디를 많이 접할 수 있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마치 하나의 '유행'처럼 주식 투자가 번지고 있기도 하다. 이지윤(가명, 24) 씨는 "주식 투자를 하게 되면 돈을 잃을 것이 두려워 도전하지 못했다"라며 "주변 지인들이 주식 투자를 통해 수익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로 인해 직접 만나지는 않지만, 메신저 단체 채팅방으로 활발하게 소통하기 때문에 다른 지인들이 모두 주식 이야기를 할 때 '나만 안 하네, 나만 뒤처지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보다 투자에 성공한 일화가 잘 전해지기 때문에 혹하게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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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투자를 위해 '대박' 유혹에 흔들리지 말아야
경제에 관심을 갖고 자산관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최근 불고 있는 '영끌'이나 '빚투'는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주식이 원금이나 수익이 보장되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에 기반한 투자이기 때문에 '한 방', '대박' 등을 좇는 것은 큰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투자 실패담 보다 적은 돈으로 몇 십 배의 수익을 올린 '전설'과 같은 성공담은 달콤하게 들리기 마련이다. '다른 사람들도 다 하기 때문에', '실제로 수익을 올린 사람이 곁에 있어서'와 같은 이유 보다 내가 주식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 나와 같은 상황에서는 어떤 주에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인지 이성적으로 판단한 후 투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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