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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쇼미더머니 12’, 무엇이 문제였나

한국연예스포츠신문 2026. 2. 5. 22:08

3년 만에 돌아온 쇼미... 팬들에게 큰 실망감 안겨

쇼미더머니는 한국에서 힙합이 비주류이던 시절, 힙합의 대중화에 가장 크게 기여한 상징적인 프로그램이다. 로꼬, 우원재 등 수많은 신예 래퍼들을 발굴해냈을 뿐 아니라 ‘연결고리’, ‘회전목마’, ‘VVS’ 등의 경연곡은 멜론 차트를 휩쓸며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오랜만에 돌아온 쇼미더머니 12는 단순한 프로그램의 복귀를 넘어 ‘한국에 다시 힙합 붐이 올 수 있을까’하는 기대를 동반했다.

3년 만의 부활, 그에 맞게 더욱 커진 스케일

이번 시즌은 출발부터 ‘스케일 확장’을 내세웠다. 국내에서만 진행하던 지역 예선을 해외로도 확장했고, 그에 따라 역대 최다인 약 3만 6천 명이 지원했다.

프로그램 자체의 세계관 확장도 눈에 띈다. TVING은 엠넷과 협업해 쇼미더머니 12의 패자부활전이자 스핀오프 콘텐츠인 ‘쇼미더머니 12: 야차의 세계’를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하며 세계관을 넓혔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아직까지 쇼미더머니 12에 대한 평가는 기대에 비해 싸늘하다. 판은 커졌지만, 정작 힙합 경연 프로그램으로서 힙합 팬들을 충분히 납득시켰는가에 대해선 짙은 의구심이 남는다.

쇼미식 ‘올드한 편집’은 여전했다

이번 쇼미더머니는 역대급 스케일을 표방하지만, 편집 방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리액션의 반복, 슬로 모션 편집 등은 너무 올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특히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 출연진의 얼굴을 누끼로 따 강조하는 편집 방식이 촌스럽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촌스럽다'는 반응이 이어졌던 '누끼' 편집 방식 (출처: Mnet)


힙합 프로그램? 캐릭터 쇼? 희석된 쇼미더머니의 정체성

이번 시즌 역대 최다 지원자가 몰렸다는 것은 그만큼 무대가 간절한 사람도,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리고 싶었던 사람도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정작 방송이 강조한 것은 참가자들의 간절함보다는 콘셉트가 강한 참가자들이었다.

물론 쇼미더머니는 예능성을 띠기에 캐릭터성이 있는 참가자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 쇼미더머니에서 이러한 캐릭터는 음악을 돋보이게 하는 장치가 아니라, 방송의 중심이 되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신예 래퍼와 실력자들이 무대를 통해 스스로를 알릴 기회를 박탈당하고, 이러한 콘셉트가 우선적으로 반영된다면 쇼미더머니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잃을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결국 쇼미더머니가 가지고 있던 가장 큰 장점인 ‘새로운 래퍼를 발굴하고, 그들이 무대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도록 돕는 기능’을 퇴색시키는 패착이다.

힙합 프로듀서 세우(sAewoo) 역시 개인 방송에서 “시대는 달라졌는데 편집 방식은 그대로”라며, 간절한 참가자보다 캐릭터성이 강한 참가자가 더 부각되는 편집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개인 방송을 통해 쇼미더머니를 비판하며 끝내 눈물을 보인 프로듀서 세우 (sAewoo) (출처: 치지직)

 

문제는 여기서 더 커진다. 콘셉트가 강한 참가자들 위주로 방송을 제작한 것은 결국 재미를 만들기 위함인데, 정작 그 ‘재미’도 챙기지 못했다는 반응이 잇따른다. 유명인을 닮은 참가자를 강조해 보여주고, 자막과 효과음, 리액션 컷을 과하게 붙여 웃긴 장면을 밀어붙이는 방식은 오히려 시청자들의 반감만 키우는 자충수가 됐다.


쇼미더머니 12 2화 예고편이 공개된 후 유튜브 댓글 반응 (출처: 유튜브 댓글 캡처)


이렇게 콘셉트가 강한 참가자 위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방식이 실패한다면, 시청자들은 ‘힙합을 보러 왔는데 힙합은 적고, 재미도 없네’라는 냉혹한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평가가 지속될 경우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러한 편집이 도드라졌던 쇼미더머니 12 1화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기준 0.6%로, 보통 1~2%대를 유지하던 이전 시즌들과 비교했을 때 참담한 수준이었다.

“이게 맞나...?” 이해할 수 없는 심사 기준

프로듀서들의 심사 기준이 공정한지에 대해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미 1화에서 래퍼 200(EBACK)의 합격, 플리키뱅 재심사 등으로 불거진 심사 기준 논란은 이후 진행된 ‘60초 불구덩이 미션’에서 더욱 심화됐다.

가장 논란이 된 프로듀서 팀은 제이통・허키 프로듀서 팀. 이들은 가사 실수와 불안정한 랩을 선보인 아이돌 래퍼 정선혜에게는 유일한 PASS를 주었다. 반면, 누구보다 여유로움을 갖추고 깔끔한 무대를 완성한 제네 더 질라에게는 냉정하게 FAIL 버튼을 눌렀다. FAIL의 사유마저 “여유롭지 못했다”라는 이해하기 힘든 심사평이었다. 이렇게 일관되지 못한 심사는 참가자들뿐 아니라 시청자들로 하여금 심사 기준이 공정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도록 자초했다.

래퍼 정선혜에게 유일한 PASS를 준 제이통&허키 팀 (출처: 유튜브)


프로듀서 박재범의 발언 역시 불공정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래퍼 Dbo의 무대에 대해 "Dbo의 커리어를 몰랐으면 떨어졌을 무대"라는 심사평을 남겼다. 이는 오디션 자체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발언이자, 쇼미더머니가 부정해왔던 '인맥 힙합'의 실체를 스스로 인정한 꼴이다. 무대 위 실력이 아닌 명성과 친분이 합격 기준이 된다면, 그 무대를 위해 누구보다 간절하게 노력한 무명 래퍼들의 노력을 무너뜨리는 잔인한 처사다.

그럼에도, 아직 기회가 있다

쇼미더머니는 ‘가장 전통 깊고 영향력 있는 힙합 오디션’이다. 이 타이틀은 유명하고 실력 있는 래퍼들을 끌어 모으기에 충분했으며, 실제로 2화 예고편을 통해 많은 실력자들이 이번 쇼미더머니에 참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쇼미더머니 12: 야차의 세계’와 같은 스핀오프 프로그램은 세계관을 넓히고 팬층을 확장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즉 쇼미더머니에서 시도하고 있는 확장은 분명 새롭고 혁신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장점이 결국은 본편을 통해 완성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쇼미더머니의 본질은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정체성과 본질이 살아있을 때 나머지도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

그리고, 그 본질은 심사의 공정성이 바탕이 되어야 유지될 수 있다. 참가자들의 노력이 콘셉트나 인맥이 아닌, 오직 실력과 결과물로 평가받는 기준이 선행될 때 쇼미더머니가 비로소 성공적인 시즌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쇼미더머니 12 4화는 2월 5일(금일) 오후 9시 20분 방영된다.



이현준 기자
hjleejang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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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연예스포츠신문(https://www.korea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