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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코로나19로 혼란스러운 대학가, 성적 평가는? 김창현 기자

한국연예스포츠신문 2020. 7. 1. 11:47

 


출처: cbslocal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창현 기자 = 한 학기가 마무리되는 시점, 대학생들의 최대 관심사는 '학점'이다. 올해 학점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겁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례 없는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며 성적 평가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마다 대면 시험 병행, 온라인 시험, 대체 과제 부여 등 평가 방식이 다양하고, 성적 산출 방식도 다르다. '전 과목 절대평가', '성적 기준 완화', '패스/논패스 전환' 등 각기 다른 방식을 해결책으로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대학생들은 새로운 성적 평가 방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김동혁(가명·남·24)씨는 대전 A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있다. 전하늘(가명·남·22)씨는 미국 B대학교 생물학과 학생이다. 김정석(가명·남·23)씨는 서울 C대학교에서 국제학부에 재학 중이다.

 

 

이번학기 수업은 어떻게 들었나요?

 

 

동혁: 수업 같은 경우에는 다 동영상 강의였고, 하나만 줌(Zoom; 화상회의 서비스)으로 실시간 강의를 들었어요. 동영상 강의는 사전 녹화된 강의를 시청하는 거였고요.

하늘: 저희 학교는 쿼터제라서 겨울학기(1~3월)는 그대로 진행이 됐고, 봄학기(4~6월)는 화상 강의로 진행했어요. 원칙적으로는 줌으로 실시간 강의를 듣는 건데, 학생들이 다들 코로나 때문에 집에 돌아가서 국가별 시차가 있다 보니, 실시간 강의를 진행하되 시차 때문에 실시간 강의에 참여하지 못한 친구들은 녹화본을 볼 수 있게끔 했어요.

정석: 이번 학기는 대부분 수업을 줌으로 들었어요. 통학이 없어서 생각보다 편하게 보냈던 것 같네요.

 


시험은 어떤 방식으로 봤나요?

 

 

정석: 저희 과는 과 특성상 예전부터 발표와 에세이로 시험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객관식, 주관식 시험을 보는 게 아니다보니 비대면 수업 이후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어요. 이번 학기도 중간, 기말 시험은 발표와 에세이였거든요. 다만 줌으로 화상 발표를 하다 보니 조금 어색한 것은 있었죠. 인터넷 연결 문제로 발표 중에 어려움을 겪은 친구들도 한두 명 있고요.

동혁: 저희 학교에서 내린 지침은 전공수업은 대면으로, 교양 과목은 비대면으로 시험을 치르는 거였어요. 그래서 전공 시험은 학교에 가서 봤는데, 코로나19가 대전에서 갑자기 확산되는 바람에 한 과목은 비대면으로 (온라인으로) 시험을 보게 됐죠.

(대면 시험이 어떻게 이루어졌냐는 질문에) 학교 건물에 들어갈 때 어느 강의실로 가는지 적고 체온을 측정한 후 출입증을 받았어요. 비대면으로 전환된 전공 시험의 경우에는 모니터 화면과 제 자신이 보이도록 카메라 구도를 조정해서 줌을 틀어놓고 시험을 봐야 했어요.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서 그런 거죠.

비대면 시험을 준비하는 동혁씨의 모습. 모니터 화면과 본인의 뒷모습이 나오도록 카메라 구도를 조정한 뒤 줌을 켠 채로 시험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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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에세이로 평가되는 수업 말고 시험을 보는 과목들은 온라인 시험을 봤어요. 일정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 안에 문제를 풀어서 온라인으로 제출하는 방식이죠. 만약 시험을 미국 시간으로 1시에 본다고 하면 한국에서는 새벽 5시인데, 한국에 있는 학생들은 그때 시험을 볼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예를 들면 미국 시간으로 1시부터 자정까지 시간을 주고 그 시간 안에 문제 푼 것을 제출하라고 하는 거죠. 사실 학교 규율(honor code)에 따르면 비대면으로 시험을 실시할 경우 무조건 오픈북 시험으로 보게 되어 있거든요. (웃음) 인터넷 사용은 가능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정보 공유는 하지 않겠다는 약속 하에 오픈북을 하는거죠.

 

 

 

성적 산출 방식에도 변화가 있나요?

 

 

정석: 이번 학기는 원칙적으로 전 과목 절대평가(점수 커트라인을 정해놓고 인원수에 상관없이 점수에 따라 등급을 부여하는 방식)로 바뀐 것으로 알고 있어요. 문제는 교수님들마다 조금씩 다 달라요. 절대평가를 하지 않는 분들도 계셔요. 그게 문제죠. 비대면으로 시험을 보면 누군가가 부정행위를 했을 수도 있잖아요. 그 부정행위를 한 사람 때문에 성실하게 한 사람이 피해를 볼 수도 있는 거라서 다들 우려가 많은 것 같아요.

동혁: 저희 학교는 모든 과목이 절대평가로 바뀌었어요. 그런데 학생들 사이에서 도는 소문으로는 학교 측에서 교수님들에게 A를 인원 비율 맞춰서 줘야 한다는 공문을 내렸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물론 소문일 뿐이라서 확실한 것은 절대 아니지만, 그것 때문에 반발이 있었죠. 이럴 거면 왜 절대평가를 하겠다고 한 거냐, 무늬만 절대평가고 결국 상대평가가 아니냐, 그런 거죠.

정석: 저희 학교의 경우 이번 학기 '패논패(패스/논패스; 알파벳 등급 대신 Pass / Fail (non-pass)로 평가하는 방식)' 도입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많았어요. 부정행위에 대한 우려도 있고, 이번 학기 자체가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문제가 많았다 보니 제대로 된 평가가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점도 있죠. 패스/논패스 방식으로 평가된다면 적어도 이번 학기는 전체 성적에 반영되지 않을 테니까요.

 

출처: law.com

 

 

 

하늘: 저희 학교는 이번 봄 학기를 100퍼센트 패스/논패스로 평가한다고 해요. 학기 초에 논의가 많이 되었는데, 약간의 반발은 있었다고 들었어요. 왜냐하면 패스/논패스의 경우 학점이 떨어질 걱정은 없겠지만, 반대로 학점을 올릴 수가 없으니까요. 졸업을 앞두고 학점을 올려야 하는 사람이나 학점이 낮아서 이번 학기에 꼭 올려야만 하는 사람들의 경우 (패스/논패스 전환을) 반대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결론적으로는 모두의 형평성을 위해서 학교가 패스/논패스로 결정했다고 들었어요.

동혁: 솔직히 말하면 저도 선택적 '패논패'를 원하는데, 학교에서 안 해주니 어쩔 수 없는 거죠.

하늘: 개인적인 생각인데, 막상 온라인 수업을 해보니까 집에서 공부하는 것과 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며 공부하는 것이 많이 달랐어요. 학생들 간의 소통은 없는데 화면만 보고 뭔가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더라고요. 부정행위의 문제를 배제하더라도 이번 학기는 평가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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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에도 비대면으로 진행된다면, 바라는 점이 있나요?

 

 

정석: 저는 크게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온라인 수업을 계속할 것이라면 강의 질 개선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양질의 강의가 제공될 때 공정한 평가도 가능해지지 않을까요?

하늘: 저는 사실 특별한 것을 원한다기보다는 학교에서 공지하는 대로 따라가는 타입이라(웃음) 다만 이야기를 하다 보니 2학기에는 학기 시작 전에 성적 평가 방식을 확실히 정해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예 패스/논패스 제도를 전면 도입할 것인지, 절대평가를 확실하게 할 것인지 그런 '약속'을 정확하게 해 놓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동혁: 2학기는 패스/논패스 전환에 대해 학교 측에서 진지하게 고려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비대면 강의 이후 수업의 질도 낮아졌지만, 무엇보다 이번 학기에 배워가는 것이 상대적으로 없다고 생각해서 많이 아쉬웠거든요. 알게 모르게 부정행위를 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수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시험을 본다 하더라도 과연 제대로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든 공평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한 특별한 상황이니만큼 패스/논패스 제도로 전환해 줬으면 좋겠어요.

 

코로나19 사태 속 한 학기가 종료됐다. 대학들이 여러가지 문제를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학점을 결정지을 성적 평가 방식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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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학점 #코로나19 #패논패 #페어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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