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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피아니스트 정소윤, 클래식으로 위로와 공감을 전하다

한국연예스포츠신문 2025. 1. 7. 13:55

- 음악으로 위로를 전하는 연주자, 따뜻한 감성을 담아 관객과 소통하다


정소윤은 클래식 음악을 통해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하는 따뜻한 피아니스트다. 연주자로서 그녀는 음악을 단순한 기술적 표현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치유의 도구로 삼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칠 때도 기본기와 함께 각자의 개성을 담은 음악을 강조하며, 교육자로서 깊은 애정을 드러낸다. 또한 실내악과 협연을 통해 음악의 본질을 탐구하고,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위해 창의적인 공연과 세미나를 기획하며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따뜻함과 친절함을 삶의 중요한 가치로 삼으며, 음악으로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자 노력하는 그녀는, 진정성 있는 연주와 교육으로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전하는 연주자다.

피아니스트 정소윤

 


Q. 간단히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피아니스트 정소윤입니다.

Q. 피아니스트로서의 삶 외에 일상은 어떤 모습인가요?
A. 피아니스트로서만 사는 분들도 있습니다. 손을 아껴야 하니까 일상에서 조심하며 지내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저는 그런 편은 아니에요. 요리도 좋아하고 손을 쓰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편입니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 조금은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은 들긴 해요.
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주 준비와 세미나 준비에 시간을 많이 씁니다. 그 외의 시간에는 가족들과 즐겁게 보내려고 노력하고요. 특히 일요일에는 거의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Q. 음악 외에 즐기시는 취미나 관심사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악기를 하다 보면 기운을 다 써서 그런지 취미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저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편이에요. 달리기나 필라테스, 근력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요리도 좋아해서 새로운 레시피를 시도하거나 베이킹을 즐깁니다.

Q. 일상에서 가장 행복하거나 편안함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A. 일을 하지 않는 시간에 누워서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보거나, 주말에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낼 때 행복과 편안함을 느낍니다. 소소한 순간에 감사하고 기쁘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피아니스트 정소윤

 


Q. 좋아하는 작곡가나 음악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A. 좋아하는 작곡가가 정말 많은데요. 슈만의 크라이슬러리아나를 좋아합니다. 추상적인 작품이지만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곡이에요. 슈만의 일기장 같은 작품이라 많이 연주하고 늘 연습하는 곡이기도 합니다.
또한 베토벤은 나이가 들수록 그 위대함이 더 크게 다가오는 작곡가인데요. 비창 소나타 2악장은 화려한 말이나 몸짓보다 더 큰 위로와 힐링을 주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Q. 피아니스트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어린 시절의 음악적 경험이 현재의 연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합니다.
A. 어렸을 때는 제가 결심했다기보다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어머니가 음악을 좋아하셨고 열정적으로 저를 가르치셨죠. 처음에는 떠밀려서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음악이 정말 아름답고 나에게 잘 맞는 직업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 이후로 어려운 순간도 많았지만, 음악의 아름다움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악기는 어린 시절부터 연습하지 않으면 도달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어릴 때 꾸준히 연습했던 시간들이 테크닉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지금의 저를 만든 밑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연주자로서 가장 도전적이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그 순간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A. 처음 <그대와>라는 공연을 런칭했을 때가 가장 도전적이었던 순간이에요. 미디어아트, 토크, 와인파티까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공연이었는데, 기존에 없던 시도였던 만큼 준비할 게 정말 많았어요. 보통 연주자들은 연습과 연주에만 집중해도 힘든데, 저는 기획부터 무대 준비까지 혼자 해야 했거든요.
결국 끝까지 버텨서 완성했고, 관객들이 정말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어떤 공연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이지 클래식>이라는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장천아트홀에서 했던 공연인데요. 클래식만 담긴 프로그램으로 해설과 연주를 혼자 맡아 진행했습니다. 요즘처럼 다른 장르를 섞지 않고 순수 클래식 공연이었는데도 많은 관객이 와주셨어요. 그때 클래식 공연계의 희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피아니스트 정소윤

 


Q. 공연 중에 일어난 기억에 남는 사고가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당시 어떻게 대처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공연 중 아이패드로 악보를 보다가 페달로 악보를 넘기는 장치가 갑자기 작동하지 않았던 적이 있어요. 공연 초반이라 악보가 많이 남아 있었고, 인터미션도 없는 공연이라 계속 진행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악보를 거의 외우고 있어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지만, 정말 당황스러웠던 순간이었어요.

Q. 국내와 국제 무대에서 활동하며 느낀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A. 가장 큰 차이는 관객층입니다. 해외는 클래식 관객층이 굉장히 두터워요. 시간이 나면 자연스럽게 클래식 공연장을 찾는 문화가 자리 잡혀 있죠. 반면 한국에서는 슈퍼스타 연주자가 아닌 경우 관객이 적거나 지인을 동원해야 하는 일이 많아 아쉬움이 큽니다.
저는 클래식 관객층을 넓히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여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연주자로서 어떤 순간에 가장 큰 성취감을 느끼나요?
A. 관객들이 제 음악에 감동했다고 표현해 주실 때 가장 큰 성취감을 느껴요. 특히 공연 후에 진심 어린 피드백을 받을 때, 힘들었던 모든 순간이 다 보상되는 기분이에요. 그런 순간들이 연주를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Q.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음악은 어떤 의미였나요? 위로, 치유, 혹은 또 다른 역할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A. 음악은 저를 힘들게도 하지만, 동시에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위로를 주는 존재였던 것 같아요. 살다 보면 아무리 애를 써도 잘 풀리지 않고, 막다른 길에 서 있는 듯한 시간이 찾아오잖아요. 저도 그런 시간을 겪었는데, 답답한 마음을 연습하며 해결했던 것 같아요. 음악이 너무 아름다워서 연습이 힘들어도 그 과정에서 위로를 얻었죠. 음악에는 그런 놀라운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레퍼토리를 선택할 때 어떤 기준을 따르시나요? 연주에 담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A. 연주회마다 하나의 메시지를 정하고, 그 메시지에 맞는 레퍼토리를 선정합니다. 예를 들어 쇼팽의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정하면, 사랑의 시작, 깊어지는 감정, 갈등, 이별 같은 과정을 담으려 노력해요. 쇼팽의 이야기가 관객의 이야기와도 맞닿아 있기 때문에, 그런 과정을 통해 공감을 얻고 관객들이 음악에 몰입할 수 있더라고요. 클래식 입문자들이 많은 제 관객들이 이런 과정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매력에 빠져들기를 바랍니다.

Q. 협연이나 실내악 공연에서도 활동이 활발한데, 다른 연주자들과 협업하면서 느끼는 점은 무엇인가요?
A. 피아노는 독주 위주의 활동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악기인데요, 저는 실내악이나 협연을 통해 음악의 본질을 배울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가장 자연스러운 노래는 사람이 부르는 노래라고 생각하는데, 성악가와 협연을 하면 정말 노래를 배울 수 있어요. 바이올린이나 첼로 같은 현악기 연주자와 협업하면 그 활로 표현되는 호흡을 배우고요. 관악기 연주자들과의 협업에서는 실제 호흡을 통해 음악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앙상블을 통해 서로의 소리를 듣고 조화롭게 맞춰가는 과정에서 음악의 본질을 깨닫게 됩니다. 음악가라면 반드시 실내악과 협연을 경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관객들에게 본인의 연주가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A. 일상에서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고 계시잖아요. 연주 후에 “너무 지쳐 있었는데 연주를 통해 진짜 위로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정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그런 연주를 하고 싶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새 힘을 주는 연주자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Q. 학생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칠 때 가장 강조하시는 점은 무엇인가요?
A. 첫째로 기본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손 모양이나 자세 같은 기초를 제대로 잡지 않으면 어려운 작품으로 나아갈 수 없어요. 둘째로는 학생 개개인의 생각과 음악을 표현할 수 있도록 강조합니다. 누군가에게 배운 그대로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시도를 통해 자기 음악을 만들어가는 것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Q. 요즘 음악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눈앞의 콩쿠르나 시험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런 관문들은 발전을 위한 과정일 뿐이에요. 음악을 배우는 여정은 길고, 중간에는 슬럼프나 어려움이 반드시 찾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이를 하나씩 극복하다 보면 나만의 장점과 길을 찾아가게 되는 순간이 와요. 긴 호흡을 가지고 인내하며 꾸준히 노력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이 어려운 순간마다 나를 지켜줄 것이라는 걸 잊지 않으셨으면 해요.

Q. 최근 출간한 책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피아노 콩쿠르 대상 비밀>이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세미나를 통해 만난 피아노 선생님들과 전공자분들이 콩쿠르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시는 걸 보며, 콩쿠르에서 좋은 작품을 어떻게 연주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도움을 드리고 싶었어요. 콩쿠르와 입학시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느낀 점과 노하우를 담아낸 책입니다. 많은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Q. 3월에 예정된 공연은 어떤 공연인가요? 이번 무대에서 특별히 선보이고 싶은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3월에 열리는 <그대와 콘서트>는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는 공연입니다. 정동 1928이라는 역사적인 건물에서 진행되는 이 공연은 미디어아트, 와인파티, 토크가 결합된 독특한 형식이에요. 작년에는 쇼팽의 이야기를 담았다면, 올해는 슈베르트와 슈만의 작품과 이야기를 중심으로 할 예정입니다. 외롭고 고독했던 슈베르트와 슈만의 사랑 이야기가 담긴 이번 시즌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연주자로서, 교육자로서, 또는 개인으로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A. 멈추지 않고 계속 배우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연습하고, 공부하고, 더 좋은 음악과 교육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어요. 제 자신을 계속 성장시키며, 더 나은 연주와 교육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Q.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위해 어떤 활동을 더 해보고 싶으신가요?
A. 현재 진행 중인 활동들을 잘 자리 잡게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첫째로 <그대와 콘서트>를 통해 클래식이 어렵지 않고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둘째로 피아노 선생님들과 전공자들을 위한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열어, 체계적인 교육 과정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셋째로 아마추어 피아니스트들을 위한 세미나와 캠프를 통해 클래식 음악계를 뒷받침할 튼튼한 기반을 마련하고 싶습니다.

Q.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A.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따뜻함과 친절함은 타인에 대한 가장 진실한 예의라고 생각해요. 가장 가까운 가족과 지인들부터, 모든 사람들에게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지금까지의 삶에서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순간이나 사람은 누구인가요?
A. 가장 감사한 건 가족이에요. 부모님과 남편은 제가 어떤 활동을 해도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주시고, 큰 힘이 되어 주셨습니다.
또한 저의 스승이셨던 메나헴 프레슬러(Menahem Pressler) 선생님께도 감사드려요. 음악가로, 연주자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몸소 보여주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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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웅재 기자

출처 : 한국연예스포츠신문(http://www.korea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