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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 부국제 '액터스 하우스' 참석…"작품으로 깊은 감정 보여드릴 수 있겠다"

한국연예스포츠신문 2024. 10. 6. 19:06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 맡았던 박보영, '액터스 하우스'로 관객들 만나

배우 박보영이 4일 진행된 '액터스 하우스'에서 관객들을 바라보고 있다. / 출처 - 최영서 기자


지난 2일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의 사회자로서 개막식에 섰던 배우 박보영이 5일 저녁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진행된 ‘액터스 하우스’에 참여했다.

‘액터스 하우스’는 부국제에서 2021년부터 개최하는 프로그램으로, 동시대를 대표하는 배우들을 초청해 자신의 연기나 작품에 대한 철학을 관객들과 함께 공유하는 자리이다. 3일 오후 설경구가 첫 번째 주자로 나섰고, 이어 박보영이 두 번째 주인공이 됐다. 이후 박보영과 같은 날인 5일 저녁에는 황정민이 참석했고, 6일에는 천우희가 등장할 예정이다.

박보영은 2006년 드라마 <비밀의 교정>으로 데뷔했고 약 822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과속스캔들>(2008)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배우 송중기와 함께 출연한 <늑대소년>(2012)이 700만 관객을 넘겼고, <피끓는 청춘>(2014), <너의 결혼식>(2018), <콘크리트 유토피아>(2023) 등으로 영화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 <오 나의 귀신님>(2015), <힘쎈여자 도봉순>(2017),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2023) 등 드라마에도 꾸준히 출연중이다.

이날 박보영은 “제가 부산국제영화제를 안와봤던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영광스럽게 사회도 하고 그래서 올해 부산은 저한테 또 다른 의미로 잊지 못할 자리가 될 것 같아요”라며 개막식 사회를 맡은 소감을 말했다. 또한 “선생님들이 (액터스 하우스) 하실 때 보면 ‘아 나도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 이것을 할 수 있다니’ 약간 감개무량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고 ‘액터스 하우스’에 선정된 소감을 밝혔다.

사회자 백은하 소장이 배우라는 직업을 인식하게 된 이유를 묻자 박보영은 배우 김해숙을 언급하며 “선생님이 연기를 하시는 내내 나는 아직 저 나이에 저런 직업에 저런 감정을 이해하지 못할 것 같은데, 제가 너무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라고 답했다. 이어 “(이후) 본격적으로 ‘저 직업이 너무 궁금하다’ 생각했고, 저렇게 다른 사람들한테 내가 느끼는 감정을 전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느꼈다고 덧붙였다.

배우 박보영이 '액터스 하우스'에서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있다. / 출처 - 최영서 기자


‘액터스 하우스’에서는 초청된 배우가 출연한 작품 속 명장면을 선정해 배우와 관객이 함께 시청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날 박보영의 명장면으로는 <늑대소년>에서 ‘순이’(박보영)가 ‘철수’(송중기)에게 일부러 못된 말을 하며 소리치는 장면과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명화’(박보영)가 디스토피아에서 살아남은 아파트 대표를 자처하는 ‘영탁’에게 항의하는 장면이 뽑혔다.

먼저 <늑대소년> 명장면에 대해 박보영은 감정을 토해내는 장면의 어려움을 언급했다. 그는 “(감정에)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며 “저희도 사람인지라 계속 반복을 하면 조금 무뎌지는 경우들이 있어서 최대한 날 것의 감정이 있을 때 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신다”고 말했다. 특히 해당 장면을 촬영할 때 상대 배우였던 송중기가 박보영이 먼저 찍을 수 있도록 양보해줘 잘 할 수 있도록 도왔던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이후 <콘크리트 유토피아> 명장면을 시청한 박보영은 영상이 끝나자마자 “다시 촬영하고 싶어요. 지금 하면 저것보다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 말해 관객들이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었다. 이어 “내가 이 (대단한 배우분들) 안에서 존재감을 펼쳐야 하는데, 내가 존재감 ‘뿜뿜’을 해야 하는 신인데 그럴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질 수 없지, 보여줘야지 이런 자기 최면을 정말 많이 걸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상대 배우 이병헌과의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촬영 당시 박보영이 이병헌의 눈을 피하자, 이병헌이 “(눈을 피할 때) 너와 나의 긴장감이 조금 빠지는 것 같다”며 “계속 봐주는 게 우리의 텐션이 유지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고 한다. 더불어 박보영은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촬영할 때 그렇게 많은 커피차는 처음 받아 본 것 같다고 “선배님들이랑 하면 이런게 좋구나”라며 웃었다.

배우 박보영이 포토타임이 끝난 뒤 잠시 대기하고 있다. / 출처 - 최영서 기자


그는 백은하 소장과 대화하며 배우로서의 자신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박보영은 “많은 분들이 저를 보면서 약간 밝은 에너지를 잘 받으시는구나”라며 스스로의 강점을 “(나는) 어떤 작품을 통해 그러한 에너지를 많이 줄 수 있는 배우”라는 점으로 여기고 있었다. 이어 부정기가 있기는 했지만 “어떻게 보면 다른 사람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 생각해 배우로서의 자존감을 높였다고 한다.

한때 박보영은 “같은 색깔의 작품을 반복하는 것이 아닐까? 빨리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자신이 존경하는 배우 김해숙이 “왜 벌써부터 너의 카드를 보여주려고 하니? 너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준 다음에 다른 사람들이 (너의 모습을) 다 봤다고 하면 그때 ‘저 이것도 있어요’라고 보여주면” 된다고 조언하자 굉장히 와닿았다고 말했다.

이어 박보영은 “저희는 항상 선택을 받는 직업이잖아요. 더 이상 (내가 잘하는 것을) 선택해주시지 않는 시기가 오면 ‘어 그럼 저 이런 모습도 있는데 한 번 봐주실래요?’ 하는 것도 늦지 않겠다”를 느꼈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금이 “그 시기인 것 같아요. 다른 감정의 깊이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이제는 저에게도 오고, (스스로도) 이제는 보여줄 수 있겠다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일 먼저 <조명가게>로 인사드릴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한 뒤 차기작 <미지의 서울> 촬영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촬영 직전이 가장 “작아지는 시기”라고 언급한 박보영에게 참석한 관객들이 함께 큰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며 ‘액터스 하우스’는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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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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