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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드컵] 秋收가 걸린 롤드컵, LCK 대표 4팀 집중탐구

한국연예스포츠신문 2024. 9. 19. 13:15

秋收(추수)란 가을에 지금까지 키운 곡식을 거두어들이는 일을 말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쌀이 주식이기에 벼가 수확되는 가을이 한 해 농사의 모든 것을 말한다. 그런데 여기, 가을이 중요한 또 다른 분야가 있다. 바로 E스포츠, 그중에서도 리그오브레전드다.

리그오브레전드 프로 리그는 가을에 1년 중 가장 중요한 대회가 있다.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쉽, 줄여서 롤드컵(리그오브레전드 + 월드컵)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며칠 전, 한 해 농사의 모든 것을 결정짓는 추수가 걸린 롤드컵에 참가하는 한국 대표 4팀이 결정되었다. 오늘은 한국 대표 4팀에 대해서 알아보려 한다.

LCK 대표로 롤드컵에 참가하는 4팀 / 출처 - LCK 공식 인스타그램


1) 한화생명 e스포츠

1번 시드는 2024 LCK 서머 시즌의 우승팀 한화생명 e스포츠(이하 한화생명)다. 한화생명의 가장 큰 장점은 확고한 두 명의 딜러이다. 미드의 제카와 원거리 딜러 바이퍼는 전 세계로 기준을 넓히더라도 손에 꼽히는 딜러 듀오이다. 두 명의 안정적이고 폭발적인 딜러가 있다는 점은 지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한화생명 서머시즌 지표 / 출처 - gol.gg 캡처


위 지표를 통해 보면 제카와 바이퍼의 데미지 비중의 합이 57%가 넘어간다는 것이 보인다. 특히, 바이퍼의 데미지 비중은 30%가 넘어간다. 두 명의 폭발적인 딜링으로 한타에서 상대를 무너뜨리는 것이 한화생명의 주된 승리 전략이다. 이미 롤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두 명의 딜러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한화생명의 강점은 충분하다.

한화생명의 또 다른 강점은 정글러 피넛에게서 나온다. 앞서 설명한 제카와 바이퍼가 데미지를 뽑아내기 위해서는 성장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데, 이 시간을 대부분 피넛이 벌어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어느덧 10년 차 베테랑 선수가 된 피넛은 내로라하는 정글러가 모여 있는 LCK에서도 초반 동선의 귀재이다. 피넛이 초반 동선으로 상대방을 흔들어 정신을 빼놓고 게임이 한타 단계로 넘어가게 되면 어느덧 성장한 두 명의 딜러가 상대방을 K.O. 시킨다.

서머 시즌 피넛 챔프 선택 목록 / 출처 - gol.gg


때문에 피넛의 챔프폭은 주로 탱커형 정글러에 집중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마오카이와 바이는 저격 밴을 많이 당할 정도로 숙련도가 높다. 두 챔프 모두 원하는 타이밍에 한타를 열 수 있는 스킬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명의 강한 딜러만으로도 이미 불편한데 초반을 휘어잡는 정글러의 존재는 상대에게 강한 압박감을 준다.

나만의 Key Player - 도란

한화생명의 탑, 도란은 주사위형 선수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주사위의 눈이 1부터 6까지이듯이 그날그날 실력이 달라져서 붙은 별명이다. 그러나, 이것은 도란의 플레이스타일 때문에 붙은 오명이다.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선수인 만큼 불리할 때 역전을 위한 시도를 할 줄 아는 선수이고 상대방의 압박이 거셀 때는 유연하게 받아친다. 야구로 비유하자면 홈런을 많이 치지만 그만큼 삼진도 당하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롤드컵에서 도란이 삼진만 기록해 주사위형 선수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팀이 흔들릴 수도 있다.

2) Gen.G Esports

2번 시드는 2024 MSI 챔피언 Gen.G Esports(이하 젠지)다. 젠지는 2024 LCK 서머 시즌 결승전에서 한화생명에게 불의의 일격을 맞아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명실상부 2024 롤드컵 우승 후보 0순위다. 젠지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든 라인의 뛰어난 체급이다. 미드의 쵸비를 필두로 탑의 기인과 정글의 캐니언은 어떤 선수들과도 떨어지지 않는 실력을 갖추고 있고 체급에서 나오는 라인전 격차로 각자 성장한 뒤 전 라인의 격차를 활용해 상대를 지긋이 찍어 누르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젠지 서머 시즌 15분 전 관련 지표 / 출처 - gol.gg


위 사진은 젠지의 초반 지표를 보여준다. 15분 전에 상대와의 골드 격차를 만들어내는 데 강점을 가지고 있고 그렇게 만들어진 차이를 활용해 압도적으로 상대를 찍어 누르는 모습이다. 15분 이전 골드 리드 시 승률 94.4%라는 기록은 만들어진 격차를 활용하는 것에 강점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젠지의 바텀에 있는 페이즈와 리헨즈도 빼놓을 수 없는 캐리 라인이다. 올해 2년 차인 페이즈는 다른 베테랑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 결과, 팀 내 데미지 비중 또한 27.1%를 기록하며 젠지의 주 데미지 딜러인 쵸비(29.5%)와 맞먹는 모습을 보여준다. 올해 젠지로 복귀한 리헨즈는 라인전 체급은 물론이고 공격적인 변수 창출 능력과 메이킹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2024 MSI의 파이널 MVP가 리헨즈라는 사실은 그의 실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젠지 서머 시즌 데미지 지표 / 출처 - gol.gg


나만의 Key Player – 페이즈

2023년에 1군에 데뷔한 후 로열로더와 결승전 MVP, LCK 3회 우승과 MSI 1회 우승. 역대급 신인인 페이즈의 기록을 말하자면 입이 아픈 수준이다. 그러나 그도 어쩔 수 없는 ‘신인’이다. 2024 서머 결승전에서 페이즈는 1군 데뷔 후 처음으로 신인다운 모습을 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상대가 바이퍼였다는 점은 감안해야 하지만 그동안 한 번도 신인의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던 그였기에 그 모습이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롤드컵에서 역대급 ‘신인’이 아닌 ‘역대급’ 신인의 면모를 다시 보여줘야 할 페이즈다.

3) Dplus KIA

3시드는 Dplus KIA(이하 디플러스 기아)다. T1과의 롤드컵 선발전 1차전 승리로 롤드컵 행 티켓을 차지한 디플러스 기아는 시즌 내내 다소 아쉬운 평가를 받았고 그 결과 1년 동안 플레이오프 결승 진출전에 올라가지 못하고 스프링과 서머 모두 4위라는 성적을 기록했다.

디플러스 기아의 에이스는 원거리 딜러 에이밍이다. 팀 내 골드 획득 비율이 25%를 넘기고 데미지 비중은 30%를 넘어간다. 그야말로 투자한 만큼 데미지를 넣을 줄 아는 원딜이다. 에이밍이 높은 데미지 비중과 골드 획득을 보여주는 만큼 미드 라인의 쇼메이커가 탈리야, 르블랑과 같이 팀을 지원하거나 변수를 창출하는 챔피언을 선택한다. 쇼메이커가 판을 깔아주면 성장한 에이밍이 상대를 쓸어버리는 모습이 자주 나오곤 했다.

디플러스 기아 서머 시즌 지표 / 출처 - gol.gg


탑 라인의 킹겐과 신인 정글러 루시드의 활약도 쏠쏠하다. 킹겐은 스프링 시즌 초반에는 라인전이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서머 시즌에는 솔리드한 모습을 보여주며 특히, 라인전이 약했던 스프링 시즌 초반에도 한타에서의 활약은 뛰어났던 만큼 라인전 약점이 점차 사라지자 LCK 최고의 탑 라이너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선수가 되었다. 루시드 또한 스프링 시즌에는 상대의 저격밴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점차 극복하며 전임자였던 캐니언의 빈자리를 어느 정도 채워주었다는 평을 받았다.

나만의 Key Player – 모함&켈린

켈린은 스프링 시즌과 서머 시즌 후반까지 주전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 팀의 변화가 필요하다 판단한 제파 감독이 후보였던 모함을 주전으로 기용하기 시작했다. 모함의 기용은 롤드컵 진출이라는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지만 켈린에 비해 뚜렷하게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절반의 실패를 가져왔다. 롤드컵에서도 모함의 선발 출전이 예상되지만 위기의 순간이 찾아온다면 켈린의 출전 또한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하다.

4) T1

마지막 4시드의 주인공은 T1이다. T1은 지난 시즌 롤드컵 챔피언이지만 이번 시즌은 유독 기복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원거리 딜러인 구마유시는 챔프 폭 문제와 더불어 데미지 딜링과 관련해 비판을 받았고 페이커는 솔로킬을 많이 내주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팀의 사령관인 오너가 흔들리는 팀의 중심을 잡아주지 않았다면 성적이 더욱 나빴을 것이다.

T1의 장점은 한타와 변수 창출이다. 롤드컵에 진출한 한국 대표팀들 중 유일하게 작년과 팀 로스터가 동일하고 해당 로스터로 오랜 시간 동안 팀이 유지된 만큼 모든 선수들이 한 몸처럼 움직여 아름다운 한타를 만드는 장면은 팀이 흔들리던 와중에도 자주 나왔던 장면이다. 또한, 백전노장이자 롤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페이커와 ‘역.천.괴(역대급 천재 괴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케리아가 만들어 내는 변수는 보는 이들의 눈을 의심하게 만든다. 팀이 불리하더라도 쉽게 지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이유는 이 두 명의 역할이 크다.

T1의 에이스는 탑 라인의 제우스다. 다른 팀의 탑 라인 선수들이 탱커로 상대방의 노림수를 받아 주는 역할을 주로 했다며 제우스는 데미지를 넣어주고 상대방의 노림수를 받아치는 조금은 다른 역할을 수행했다. 그 영향으로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챔프폭이 조금은 다양한다. 케넨, 카밀과 같은 딜러 챔피언도 자주 활용했고 베인, 제리와 같은 변수 덩어리 챔피언들도 탑 라인에서 활용하는 것을 선호했다. 제우스의 라인전 체급과 성장력으로 탑 라인을 부수고 시작하는 것이 T1의 주된 승리 전략이었다.

서머 시즌 제우스 챔프 선택 목록 / 출처 - gol.gg


나만의 Key Player – 제우스

이번 시즌 제우스는 꽤나 고생을 했다. 라인전이 강한 제우스를 말리게 하기 위해 상대 팀들은 라인스왑을 자주 시도했고 제우스가 흔들리자 T1 전체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시즌 후반부에는 T1 또한 라인스왑에 대한 대처가 좋아졌지만, 여전히 상대 팀들은 제우스를 괴롭힌다는 목적 하나 만으로 라인스왑을 시도했다. 하지만, 패치가 거듭되며 라인스왑을 시도하는 팀들이 손해를 많이 보도록 조정됐다. 만약 롤드컵에서 라인스왑을 시도하는 팀들이 줄어들고 제우스의 라인전 체급을 활용할 수 있는 장면이 많이 만들어진다면 2023 롤드컵 결승전 MVP였던 제우스의 본 모습이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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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준 기자

출처 : 한국연예스포츠신문(http://www.korea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