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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자의 Be주류 인터뷰]카트라이더:드리프트 아마추어 프로게이머들을 만나다

한국연예스포츠신문 2024. 7. 21. 23:32

감독, 선수부터 매니저, 스태프, 인터넷 방송까지, 꿈을 위한 그들의 열정은 세상 그 무엇보다도 뜨거웠다.

왼쪽부터 김영민(Villain) 감독, 이해원(Wave), 김진욱(Promise), 홍준호(UMaRu) 선수


2017년 조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활동 중인 프로게임단은 63개, 프로게이머는 421명, 프로 지망생은 4천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7년이 지난 현재에는 E스포츠가 하계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해당 규모는 더욱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장수 인기 게임 중 하나인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도 국내 서버에만 4500만 명의 플레이어가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2300여 명의 현직 프로게이머 혹은 연습생이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가장 큰 대회인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일명 ‘롤드컵’에서는 지난 대회 우승 상금이 한화로 6억이 넘을 정도의 대규모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화려하고 찬란한 모습 뒤엔 조금은 어두운 현실이 자리한다. 부와 명성을 거머쥐는 이들은 극소수이며 연습생, 2군에서 고된 생활을 견디며 살아가는 이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러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프로게이머 지망생들은 매일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고 견디며 자신을 꿈을 좇으며 살아가고 있다.

오늘의 인터뷰 주인공인 이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지난 19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아마추어팀 감독과 선수 등 4명을 모아 온라인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Q.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각자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김영민(Villain) : 네 저는 닉네임 ‘Villain’ 김영민이라고 하고요. 원작 카트라이더(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 2023년 3월 31일 서비스 종료) 시즌부터 21년도에 'Challenger', 22년도에 'DDK', 23년도에 'ShowTime', 'ALWAYS'라는 총 4개의 아마추어팀에서 매니저와 감독을 맡은 바 있습니다.

Q. 선수 생활 없이 바로 감독으로 시작하신 건가요?

김영민(Villain) : 사실 선수 생활을 준비하다가 한계를 느끼게 되서 19년도까지 도전하다가 지금은 스태프 쪽으로 알아봤어요. 다행히도 저를 필요로 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간간이 하고 있습니다.

Q. 오늘의 인터뷰에 응해주신 선수분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진욱(Promise) : 네 저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리그 팀 'Seraphic', 'Desperado'에서 선수 생활을 한 바 있는 닉네임 'Promise' 김진욱이라고 합니다.

홍준호(UMaRu) : 안녕하세요. 저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프리시즌 2에 개인전 선수로 활동하였고, 지금은 카트라이더 클럽 'CENSOR'에서 SNS 담당 및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닉네임 'UMaRu' 홍준호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이해원(Wave) : 저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리그에서 팀 'Potential', 'NUTMITE'에서 활동했던 'Wave' 이해원이라고 합니다.

Q. 감독님 그리고 선수와 스태프, 운영진까지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프로게이머 지망생이나 스태프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노하우나 조언이 있을까요?

김진욱 : 당연한 말이지만, 연습은 기본으로 깔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또 카트라이더가 팀 게임이잖아요? 그래서 남탓을 하거나 하는 분들이 많아요. 저 같은 경우는 제 플레이를 직접 녹화하거나 리플레이 시스템을 활용해요. 제 플레이의 문제점을 먼저 보고 고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해요. 원래 남의 플레이에서 문제를 찾는 건 쉽고, 자신의 플레이에서의 문제를 찾기가 처음엔 어려운 법이니까요. 하다 보면 나중에 자잘한 실수들도 찾게 되더라고요.

홍준호 : 저는 지망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이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내가 이 게임을 하면서 행복감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았으면 좋겠어요. 실력이 1순위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거예요. 그런데 프로 생활을 하다 보면 실력 하나만으로 다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느낄 거예요. 당장에는 재밌겠지만, 게임이 질리는 순간도 찾아올 것이고 벽을 느끼게 되는 순간도 찾아와요. 또 '프로 생활을 얼마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슬럼프도 찾아오게 되죠. 또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사람들에게 빛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직업이잖아요? 좋아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악플을 달거나 비난을 하는 사람이 생길 수 있어요. 그런 부분에서의 멘탈, 저는 그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다 괜찮고 견딜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도전해 보아도 좋다고 생각해요.

이해원 : 저는 무조건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말씀을 드릴게요. 저는 꾸준히 노력해서 어제의 나보다 잘해지기 위한 노력을 했고, 발전하는 제 모습에서 희열을 느껴요. 어제의 나보다 더 좋은 실력과 플레이가 나올 때의 그 긴장감과 희열을 계속해서 느끼기 위해서, 어제의 나를 오늘의 내가 이겼는가에 대한 확인을 계속해요. 준비하시는 분들도 그런 모습을 스스로 확인해 볼 수 있으면 좋겠고요. 그게 만약에 본인의 모습이라면 어떤 슬럼프나 힘든 순간이 찾아와도 이겨낼 수 있고 꾸준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모든 것은 노력하는 만큼 얻는다고 생각해요. 노력한 만큼 좋은 기회와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프로게이머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선수로서 게임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혹시 이런 선수들을 지켜보는 감독님의 입장에서,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는 게 좋을지, 조언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김영민 : 제가 아무래도 스태프, 감독 경험이 있다 보니 게임 업계에서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롤이든 카트라이더든 말이죠. 그렇다 보니 듣게 되는 여러 이야기에서 느끼는 것이 있는데, 다른 스포츠에 비해서 E스포츠에는 안정화가 많이 안되어 있는 것 같아요. 게임을 운영하는 사기업에서 운영을 어떻게 하는가, 특히 규정의 허술함이나, 예산적인 문제, 적자 문제 같은 일들이 참 많죠. 그래서 전 모든 게이머 준비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절대 이걸 오래오래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언제 이 프로게이머 생활이 끊기게 될지 모르니까, 다른 공부를 하든 자격증을 준비하든, 운영 쪽에서 활동을 하기 위해 준비를 하든 자신만의 플랜B를 준비해줬으면 좋겠어요.

Q.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은 어려운 순간들이 매번 찾아오는 것 같아요. 혹시 준호 씨는 그 순간을 넘기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이 있었을까요?

김진욱 : 저는 현장에서 게임하면서 누군가의 플레이를 관중들이 좋아하고 환호해 주는 모습을 보고 프로게이머를 꿈꿔왔기 때문에, 저는 제가 그 누군가가 돼서 제 플레이를 보고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그 상황을 자주 머릿속에 그려봤던 것 같아요. 그럼 연습 과정이 힘들더라도 경기를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됐던 것 같고요.

홍준호 : 저는 혼자 술을 좀 많이 마셨어요.(웃음) 사실 이건 그렇게 추천하는 방법은 아니긴 해요. 그렇지만 또 지망생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힘든 순간이 찾아왔을 때 그걸 극복하기 위한 자기만의 방법을 찾았으면 해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방법, 예를 들면 운동을 할 수도 있고, 책을 읽거나 하는 다른 방법들이 있겠죠. 저도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에요.

이해원 : 저는 휴식을 무조건 우선으로 하고 난 후에 개인 다이어리에 미래의 나는 어떤 모습일지, 현재의 나는 이렇게 살고 조금 힘들다는 것을 적는다든지, 나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도 적어보면서 스스로 현재 상태를 점검하고 자신감도 얻고 동기 부여하면서 힘든 것들을 극복했습니다.

Q. 각자의 극복 방법이 참 다양한 것 같아요. 혹시 감독의 입장에서 선수가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라면 어떤 식으로 이끌어가는 스타일인지 궁금하네요.

김영민 : 제 입장에서 얘길 해보자면, 전 그냥 하루 이틀 정도 쉬라고 하는 편이에요. 대부분 그렇게 하면 많이 낫기는 해요. 왜냐하면 이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면서 제일 많이 힘든 건 오히려 연습 과정에서 생기는 '번아웃'이거든요. 실제로 경기에서의 압박감을 느끼는 건 그렇게 많이 없어요. 이 리그 자체가 특히 사이사이 텀이 많다 보니까 리그 사이의 기간도 있고요. 또는 경기 사이의 기간. 짧으면 2~3일, 길면 일주일 정도의 기간에서 힘든 연습을 계속 하다 보니까 번아웃이 오게 되는 거죠. 혹시라도 하루 이틀 사이에 회복이 안된다면, 조금 과감한 방법으로 한 시즌을 쉬게 하기도 해요. 아마추어팀 감독을 대부분 했다 보니 그런 상황에서 은퇴를 결정하는 선수들도 봤어요. 그렇지만 그걸 이겨내면 더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는 것이죠. 개개인마다 힘든 이유도 다르고 각자의 사정도 다 다르기 때문에, 제가 직접적인 무언가를 해주기보단, 재충전의 시간과 스스로 돌아보는 기간을 가져보도록 돕는 편입니다. 그 안에 해결을 한다면 그만큼 더 성장하게 되는 거니까요.

Q. 제가 조사해봤을 때도 대회의 텀들이 길고 다양한 대회가 있더라고요. 보통은 1년 사이에 몇 번 정도, 얼마만큼의 기간 동안 대회에 출전을 하나요?

김영민 : 이건 제가 말씀을 드릴게요. 보통 1년에 3번 정도 있었어요. 원작 기준에서는요. 근데 문제는 예선 통과가 안되면 한 시즌은 그대로 날리는 거죠. 예선 통과해서 한 시즌을 전부 치르면 약 2~3개월 정도 됩니다.

Q. 대회를 하지 않는 기간 동안 팬들이 선수들은 어떤 생활을 하는지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선수분들만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있을까요?

김진욱 : 저 같은 경우는 게임에만 몰두하기는 힘든 나이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랑 인터넷 방송을 병행하고 있어요. 또 영상편집에 대한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Q. 다양한 분야에서 준비를 하고 계시네요. 혹시 준호 님도 인터넷 방송을 한다고 알고 있는데 보통 방송을 하면서 지내시나요?

홍준호 : 요즘은 쉬고 있는 기간이고요. 곧 복귀를 하게 될 예정입니다. 저는 E스포츠 공인심판자격증을 따고, 비시즌에는 카트라이더 선수분들을 섭외해서 만든 'R; Talk'이라는 유튜브 콘텐츠도 진행 중이에요. 그리고 '직업인과의 만남'이라는 이름으로 고등학생들에게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에 대해 가르쳐주기도 해요. 친형이 디저트 카페를 운영 중이라서 그 일을 돕기도 하죠. 그렇게 다양한 일들을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Q. 생업을 함께 준비하시는 분들이 많네요. 혹시 해원 님은 학생이신데 대회가 없는 기간 동안에는 어떤 일을 하며 보내시나요?

이해원 : 이전에는 계속 밥 먹고 연습만 하긴 했어요. 개인 시간이 안 남긴 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에서는 처음으로 학원도 다녀보고 성적도 내고 친구들이랑 밖에서 놀러 다니기도 하면서 행복하고 재밌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특히 지금은 향후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비시즌을 보내는 중이에요.

Q. 학생이시다 보니 연습이나 진로 고민에 많은 시간을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혹시 해원 님처럼 학생 프로게이머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이해원 : '나는 무조건 이 게임에서 최고다'라는 것이 아니라면 일단 공부는 손에서 놓지 않도록 하는 것을 추천드릴게요. 생각보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만 열심히 해도 충분한 성적을 낼 수가 있어요. 그래서 성적도 생각하면서 게임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카드라이더:드리프트/출처 - 넥슨 공식 홈페이지

 

Q. 어느덧 마지막 질문이네요. 여러분께 '카트라이더'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김영민 : 사실 지금 저에게는 카트라이더는 '멀리 떠나간 친구' 같은 느낌이긴 해요. 게임의 상황이 많이 좋지 않고, 원작이 참 그립기도 해요. 19년 가까이 원작을 즐겼던 입장으로서 생각할수록 씁쓸하네요. 그렇지만 멀리 떠나갔어도, 19년 이상을 함께하고 있는 친구인 만큼 또 가슴속에 남겨진 추억과 따뜻함이 있잖아요? 그걸 아직 품고 응원해주시는 팬들도 많고요. 분명 꼭 이겨낼 것이라 믿고 언젠가 돌아올 친구라 믿으며 감독 생활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김진욱 : 어릴 때부터 대회에 나가고 선수를 하는 게 꿈이었어요. 그래서 카트라이더는 저의 '꿈' 그 자체인 것 같습니다. 저도 감독님 말씀처럼 언젠가 반등에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바래왔던 꿈이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저에게 카트라이더는 단순한 '게임'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홍준호 : 저에게 '가족' 같은 존재이지요. 이 게임 하나로 울고 웃던 기억이 많아요. 책으로도 쓸 수 있을 정도예요.(웃음) 그 순간들이 스쳐 지나가네요. 가족이 힘들 때는 옆에서 가만히 응원만 해주어도 힘이 되잖아요? 그래서 저도 우선 이겨낼 수 있기를 묵묵히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또 최근 7월 17일에 조재윤 디렉터님이 다시 선임을 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디렉터라는 큰 자리인 만큼 유저들과 '쇼통'이 아닌 진정한 '소통'을 통해서 다시 카트라이더의 부흥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응원하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해원 : 저에게 카트라이더는 '선생님' 같은 느낌이에요.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교훈을 가르쳐줬으니까요. 이 게임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하고 시행착오도 겪어보면서 많은 교훈을 얻게 되었어요. 저는 꼭 잘하는 선수로만 비추어지지 않아도 돼요. 그저 카트라이더라는 이 게임 전체를 하나의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그 그림의 작은 꽃 한 송이 정도, 그만큼 제 이름이 남겨진다면 저는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카트라이더를 통해 배웠던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배움을 가슴속에 품고, 어떤 분야든 최선을 다해서 그 분야에 한 획을 긋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저의 꿈을 위해 노력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선수 생활과 방송을 이어가면서 이 게임의 더 좋은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바람입니다.

※ 서형우 기자의 Be주류 인터뷰는 스포츠, 문화, 예술, 엔터테인먼트 등 세상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과의 만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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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연예스포츠신문(http://www.korea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