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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세계화의 숨은 동력, 번역 계정이라는 팬덤의 또 다른 얼굴

한국연예스포츠신문 2025. 9. 18. 23:17

트위터·인스타에서 자발적으로 번역하는 팬들, 콘텐츠 확산의 가장 빠른 엔진이 되다

출처: Pexels


“콘텐츠가 올라온 지 10분도 안 됐는데 벌써 영어 번역이 있어요.”

K-팝 아티스트의 영상을 본 해외 팬들이 가장 먼저 찾는 것은 바로 팬들이 직접 운영하는 ‘번역 계정(translation account)’이다. 대부분 수익도 없이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이 계정들은, 무대 영상, 브이앱, 팬카페 글, 인터뷰, 트윗, 유튜브 커뮤니티 글 등 한국어로만 제공되는 팬 콘텐츠를 전 세계 언어로 실시간 번역해 공유한다.

이러한 번역 계정들은 단순히 친절한 팬 활동이 아니다. K-팝의 글로벌 확산 속도를 가속화시킨 비공식적이지만 핵심적인 인프라다. 실제로 트위터에서는 BTS, 블랙핑크, 세븐틴, 스트레이키즈 등 인기 그룹의 콘텐츠가 올라오면, 5분 내에 영어·스페인어·인도네시아어·태국어 등 다국어 번역 계정들이 동일 콘텐츠를 지역별 시간대에 맞춰 재배포한다. 이들은 각자의 언어권 커뮤니티에서 콘텐츠 흐름을 유지하고, 정서적 접근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BTS 관련 콘텐츠를 영어로 번역해온 ‘@BTStranslation_’ 계정이 있으며, 수십만 팔로워를 가진 이 계정은 과거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팬카페 글이나 방송 출연 내용을 빠르게 번역해 영어권 팬덤의 중심 채널로 기능했다. 또 블랙핑크의 로제 팬 커뮤니티에는 프랑스어·아랍어·베트남어 번역 계정이 동시에 운영되어, 댓글창의 언어 다양성만으로도 그룹의 영향력을 체감할 수 있다.

이러한 번역 계정은 공식 콘텐츠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한정된 언어 자막만 제공하는 유튜브나 V LIVE 같은 플랫폼에서는, 오히려 비공식 번역 계정이 더 빠르고 넓은 유통망을 가진다. 팬덤은 이 계정들을 콘텐츠 큐레이터로 인정하고 있으며, 때로는 기획사의 SNS보다 더 신속하고 신뢰받는 정보 채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도 있다. 일부 번역은 원문 의도와 어긋나는 해석으로 오역 논란을 일으키거나, 멤버 간 발언 왜곡으로 팬덤 내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공식 콘텐츠의 저작권을 그대로 재편집·재배포하는 경우에는 법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로 일부 기획사는 주요 번역 계정에 비공식 번역 자제를 요청하거나, 콘텐츠 유통 기준을 명시하는 공지를 낸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역 계정은 오늘날 K-팝 팬덤의 ‘보이지 않는 백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아티스트와 팬을 잇는 다리이자, 콘텐츠와 문화적 거리감을 좁히는 실시간 번역자의 존재는, 세계화 시대의 팬덤이 만들어낸 자율적이고 협력적인 확산 구조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K-팝의 세계화는 기획사만의 힘이 아니다. 언어의 장벽을 허문 이 작은 계정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한국어’는 전 세계 팬덤을 움직이는 언어가 될 수 있었다.


남철우 기자
deer720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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