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열흘 만에 방문객 2배 급증…60% 반대 여론의 실체는?

최근 뜨거운 감자가 된 감사의 정원(출처=서울특별시공식인스타그램)
지난 5월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인 '감사의 정원'이 공식 문을 열었다. 총 206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이 시설은 6·25전쟁에 참전한 우방 22개국을 포함, 총 23개국에 대한 감사를 형상화한 높이 6.25m의 석재 조형물 23기와 지하 전시 공간 '프리덤 홀'로 구성돼 있다. 준공 직후부터 광장 방문객 수는 눈에 띄게 늘었지만, 조형물의 성격을 둘러싼 찬반 논쟁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준공 다음 날인 5월 13일부터 23일까지 열흘간 광화문광장을 찾은 방문객은 134만7,35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71만750명) 대비 약 2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수치 자체는 사실로 확인된다.
그러나 서울시 스스로도 방문객 증가의 배경으로 감사의 정원 외에 BTS 컴백 공연의 글로벌 홍보 효과, 매주 금~일요일 진행되는 야외 도서관 '광화문책마당', 광장 주변 미디어파사드 콘텐츠 확대 등 복수의 요인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방문객 증가를 감사의 정원 단독 효과로 단정하기는 무리가 있으며, 이를 '감사의 정원 덕분'이라고 직결해 해석하는 것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시민단체인 한글문화연대에 따르면, 여론조사 전문업체 티앤오코리아에 의뢰해 20~74세 서울 거주 성인 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9%가 사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반대 의견이 과반을 넘었다.
수치 자체는 사실이나, 이 조사를 그대로 '서울시민 여론'으로 받아들이기 전에 맥락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해당 설문에서 응답자의 82.3%는 사업에 대해 "오늘 처음 들었다"고 답했으며, 사업 자체를 거의 모르는 상태에서 이뤄진 응답이라는 점에서 여론의 대표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또한, 조사를 의뢰한 주체가 사업에 비판적 입장을 취해온 시민단체라는 점, 질문 문항 자체에 "광화문 세종대왕 옆에 위치해 어울리지 않고 광장의 민주주의 상징성을 훼손한다"는 표현이 포함돼 응답 방향을 유도할 소지가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표본 수(504명)에 따른 표본오차는 ±4.37%(95% 신뢰수준)로, 통계적 한계 역시 존재한다.
감사의 정원은 6·25전쟁 참전국에 감사를 표하기 위한 '받들어총' 모양의 석재 조형물과 지하 전시 공간으로 구성된 서울시 주도의 사업으로, 준공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6·25참전유공자회 서울시지부 대표, 각국 주한대사 등이 참석했다.
지하 '프리덤 홀'에는 AI로 복원한 6·25 사진 등 참전 용사의 희생을 기리는 체험형 콘텐츠가 마련돼 있으며, 해외 언론 일부도 이를 긍정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 공식 SNS에는 "흉물스럽다", "당장 철거하라"는 비판적 반응과 "참전국 관광객들에게 명소가 될 것", "감동적"이라는 긍정적 반응이 엇갈리고 있으며, 일부 정치권은 임기 말 치적 쌓기용 사업이라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광화문 광장이라는 상징성 높은 공간에 들어선 '감사의 정원'을 둘러싼 논쟁은 단순한 미관 문제를 넘어 역사적 기억, 공간의 민주적 의미, 행정 절차의 투명성이라는 복합적인 가치 충돌을 드러내고 있다. 방문객 수치와 여론 조사 수치 모두 '사실'이지만, 그 해석에는 각기 다른 맥락이 얽혀 있는 만큼 시민 사회의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승혁 기자
seunghyeok364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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