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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개그맨 김학도, 웃음 너머 무대에서 다시 꺼낸 가족의 이름

한국연예스포츠신문 2026. 5. 4. 01:25

- 성대모사로 대중을 만났던 데뷔 34년 차 개그맨 김학도가 포커 플레이어를 거쳐 연극 사랑해 엄마의 아버지 역할로 대학로 무대에 다시 섰다.

김학도는 무대 위에서 자신을 과장해 보이려 하기보다, 지나온 시간을 차분히 꺼내 보이는 사람에 가까웠다. 성대모사로 대중 앞에 섰던 개그맨, 한때 시련을 겪고도 포커 플레이어로 새 길을 찾은 도전자, 그리고 다시 대학로 무대에서 아버지의 마음을 연기하는 배우의 얼굴이 그의 말 속에 함께 놓여 있었다. 오늘 5월 1일 첫 공연을 시작한 연극 사랑해 엄마는 그런 김학도의 또 다른 출발점이다. 이날 현장에는 김보성 배우와 양윤우 무술감독도 함께해 첫 무대를 축하했으며, 김학도는 웃음으로 기억된 시간을 지나 가족과 부성애를 담은 무대 위에서 다시 관객을 마주하게 됐다.

개그맨 김학도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개그맨으로 활동하고 있고, 지금 현재는 대학로에서 뮤지컬 프리마돈나 후속작으로 연극 사랑해 엄마를 공연하고 있는 김학도입니다. 반갑습니다.

Q. 끊임없이 도전하는 지치지 않는 열정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A. 일단 제가 가만히 아무것도 안 하고 지내는 성격이 아니고, 무언가 하나에 빠지면 깊게 파고드는 스타일이거든요. 뭐라도 늘 도전을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아서 항상 일을 해왔던 것 같고 쉼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Q. 성대모사의 달인으로 유명하신데, 지금의 실력을 갖추기까지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A. 성대모사를 처음 시작한 건 본의 아니게 남들이 부르는 노래를 따라 하면서부터였어요. 어렸을 때 어머니가 나훈아 선배님을 좋아하셔서 노래를 많이 들었는데, 그 창법을 되게 비슷하게 흉내 냈었죠. 초등학교에 가서는 조용필 선배님 노래를 엄청 좋아해서 많이 따라 불렀고, 중학교 때는 김범룡, 이문세 선배님 모창을 했는데 사람들이 싱크로율이 90%가 넘는다고, 너무 똑같다는 얘기를 해줘서 제가 남을 따라 하는 데 재능이 좀 있다는 걸 알았어요.
대학교에 올라와서는 고등학교 선생님들이나 대학교 교수님들 흉내를 기가 막히게 내서 친구들에게 큰 웃음을 줬죠. 그러다 보니 친구들이 개그맨 시험을 보라고 권유해서 데뷔하게 됐고, 방송에서 당시 유명했던 분들 성대모사를 정말 많이 했습니다.
제가 평소에 라디오 듣는 걸 참 좋아했는데, 라디오 DJ뿐만 아니라 정치인, 운동선수, 배우 등 여러 분들의 성대모사를 하니까 그걸로 인기를 얻게 됐어요. 이후에 저도 15년 동안 라디오 DJ를 하면서 SBS 와와쇼, TBS 교통방송 9595쇼, EBS 북카페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했거든요. 라디오는 얼굴이 안 보이니까 코너에서 성대모사를 많이 활용하게 됐고, 매일같이 방송에서 트레이닝을 하다 보니 실력도 줄지 않아서 100개가 넘는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 겁니다.

Q. 데뷔를 권유받았을 때와 실제로 데뷔하셨을 때의 소감이 궁금합니다.

A. 데뷔를 권유받았던 게 대학교 2학년 때였는데, 당시 저희 집안 형편이 너무 어려워서 비닐하우스에 살고 있었어요. 명지대학교 토목공학과를 다니고 있었지만 졸업 후의 삶을 진지하게 고민해 봤죠. 주변엔 부유한 친구들도 많았는데,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해서 월급을 받는 것만으로는 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제 삶에 스스로 혁명을 일으켜야겠다고 생각했죠.
평범하게 취업하는 노선으로는 가난의 대물림을 끊을 수 없다고 판단해서 삶의 틀을 깨고자 1990년도부터 대학개그제 시험을 봤습니다. 유재석 씨나 김국진, 김용만, 박수홍, 남희석 선배님들이 나오셨던 KBS 제1회 대학개그제에 나갔다가 1차에서 떨어졌고, 이듬해 2회 대회에 또 도전했어요. 그때는 요령을 알아서 3차 TV 무대까지 올라갔는데 아쉽게 커트라인에 걸려 떨어졌죠.
오기가 생겨서 SBS ‘내가 진짜 스타’라는 프로그램에서 단역을 하며 방송을 배우다가, 1993년에 MBC 개그 콘테스트가 5년 만에 열린다고 해서 지원했고 마침내 합격했습니다. 그해 4월 여의도 MBC 빨간 벽에 제 이름이 합격자 명단에 딱 붙어 있는 걸 봤을 때, 대학교 재수해서 합격했을 때보다 훨씬 더 큰 성취감과 기쁨을 느꼈어요. 너무 기뻐서 그 자리에서 크게 만세를 부르며 소리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개그맨 김학도


Q. 화분 받침대에 눈을 찔려 실명 위기를 겪으셨던 당시 상황은 어땠나요?

A. 그건 한참 뒤인 2017년도에 드라마 역적을 한창 촬영하고 있을 때였어요. 화분에 꽂혀 있던 녹색 철사 지지대에 눈이 깊게 찔리는 사고를 당해서 8개월간 앞을 아예 보지 못했습니다. 서서히 시력이 돌아오기까지 거의 1년 반에서 2년 정도의 긴 시간이 걸렸어요.

Q. 긴 회복기와 공백기 동안의 어려움은 어떻게 이겨내셨나요?

A. 당시 큰 애가 7살이었고 둘째, 셋째가 6살, 5살로 아이들이 아주 어렸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육아에 전념했습니다. 눈이 아픈 것도 고통이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러다가 아무 일도 못 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심리적인 불안감이 정말 컸어요.
그때 우연히 주변에서 텍사스 홀덤 프로 포커 선수를 한 명 알게 됐습니다. 우리나라엔 아직 이 종목이 생소할 때라, 차라리 이걸 제대로 공부해서 전문성을 갖춘 프로 선수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 친구를 집으로 불러서 4개월 정도 개인 레슨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홀덤 국제대회에 꾸준히 출전하다가 2018년도에 첫 우승을 차지했고, TV 뉴스에 김학도가 텍사스 홀덤 선수로 활동한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우리나라에도 홀덤이라는 종목이 널리 알려지게 됐죠. 관련 펍들도 많이 생겨났고, 홀덤 프랜차이즈 업체 사장님이 제게 러브콜을 주셔서 모델 겸 선수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요즘은 동네마다 홀덤 펍이 전국적으로 수천 개가 생겨났는데, 새로운 산업이 커질 수 있는 씨앗을 제가 뿌렸다고 많은 분들이 평가해 주시고 저 역시 그렇게 자부하고 있습니다.

Q. 세계 무대에서 포커 실력을 입증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A. 요즘은 홀덤을 즐기는 유저들이 10만 명이 넘는다고 해요. 제가 남들보다 특출나게 머리가 좋고 게임을 잘해서 우승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홀덤이라는 종목은 튼튼한 기본기 위에 수많은 대회 경험이 축적되어야 하고, 세계적인 흐름이나 트렌드도 꾸준히 공부해야 하거든요. 그런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은 결과로 지금까지 국내외 대회를 합쳐 20번 넘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었습니다. 우승할 때마다 늘 기쁘지만, 항상 이건 하늘이 만들어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플레이할 때마다 기도를 드립니다. 내 힘만으로는 세상 모든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걸 아니까요.
제가 이런 성과를 내려면 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처럼 늘 겸손하게 노력하다 보면 또 새로운 길이 열리고 제게 꼭 필요한 귀인이나 스승님을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그것이 삶의 이치라 믿으며 늘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Q. 포커 선수로 전향하고 활동하는 과정에서 프로 바둑기사인 아내분과 어떤 조언을 주고받으셨나요?

A. 승부사의 길은 아내가 먼저 걷기 시작했죠. 바둑이라는 승부의 세계는 두뇌 싸움의 최고봉이라, 그 수 싸움을 보다 보면 일반인들은 범접하기 힘든 놀라운 지점들이 프로 기사들에게 다 있거든요.
그런 아내가 제게 승부사로서 갖춰야 할 기본자세나 마음가짐에 대해 조언을 많이 해줬어요. 독하게 마음먹어라, 지는 것을 결코 습관화하지 마라, 상대방을 적당히 봐주려고 하지 마라 등 뼈 있는 조언들이었죠. 사실 제가 눈 부상 이후 한동안 일을 쉬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뭐라도 새롭게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게 아내의 마음이었고 제가 포커를 한다고 했을 때 곁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해 주었습니다.

개그맨 김학도


Q. 바쁜 일정 속에서 자녀분들과의 시간은 어떻게 조율하고 계시나요?

A. 지금 아이들이 고등학교 2학년, 고1 딸, 그리고 중2 아들 이렇게 세 명입니다.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아빠랑 거의 한시도 안 떨어져서 붙어 다녔죠. 지금은 사춘기를 겪으며 중고등학교에 가다 보니 또래 친구들이랑 어울리는 걸 더 좋아해서 아빠랑 뭘 하자고 하면 약간 꺼려하긴 합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조금 더 어릴 땐 정말 많은 추억을 쌓았어요. 집에서 할 수 있는 요리는 다 같이 만들어 먹어봤고, 야구나 축구도 함께 뛰고, 저희 집이 여의도라 한강에 나가서 자전거도 타면서 즐겁게 놀았죠. 제 인생을 통틀어 지난 10년간 우리 세 아이들이 제겐 가장 좋고 소중한 친구였습니다.

개그맨 김학도와 그의 자녀들

 

Q. 10년 넘게 사랑받은 가족 연극 사랑해 엄마에 합류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작년 말에 김기석 연출의 뮤지컬 프리마돈나에 출연했었어요. 그 극도 가족애가 바탕이 되는 이야기였는데, 아내가 하늘나라로 떠나는 과정에서 남편이 전하는 마지막 감정들이 중심축을 이루는 충청도 옥천의 촌부 엄봉태 역할이었습니다.
한 달간 무대에 올랐는데 반응이 정말 좋았고 저 스스로도 연기에 큰 만족감을 느꼈어요. 예전에 연극을 네다섯 번 하긴 했지만 오랜만에 대학로 무대에 다시 서보니, 관객들과 직접 호흡하고 동료 배우들과 끈끈하게 연습하며 무대를 채워가는 연극만의 매력이 너무 크더라고요. 그래서 다음 작품을 꼭 이어서 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참이었습니다.
마침 조혜련 씨 남편분이 사랑해 엄마의 제작자이신데, 제가 프리마돈나에서 아빠 역할을 소화하는 걸 보시고 마침 찾고 있던 이 연극의 아빠 역할로 같이 해줄 수 없겠냐고 연락을 주셨어요. 대본을 받아서 읽어보는데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전작은 완벽한 정극이라 개그맨인 제가 웃음기 하나 없이 슬픔만 온전히 담당했었거든요. 이번 사랑해 엄마는 엄마가 주인공이라 아빠 비중이 그렇게 크진 않지만, 엄마와 아들 사이의 감정선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존재가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대본을 읽자마자 감동이 확 밀려왔고, 배우들과 다 같이 모여 첫 리딩을 할 때 제가 펑펑 눈물을 쏟은 건 이 작품이 처음이었습니다. 연습 내내 눈물샘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 감동적인 훌륭한 작품이라 5월 1일 첫 공연이 아주 기대가 큽니다.

Q. 장기간 공연이 진행되나요?

A. 네, 대학로 공연을 마치고 6월 초부터는 수원 KBS 홀에서도 동시에 막을 올립니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인기 연극은 확실히 다르다는 걸 체감하고 있어요. 수원 관객분들을 만나기 위해 무대에서 7월 말까지 길게 호흡할 예정입니다.

Q. 세상을 떠났음에도 가족 곁에 머무는 아빠 역할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설정인가요?

A. 극 자체가 이미 아버지가 돌아가신 상황에서 출발합니다. 무대 위에 남은 가족들이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걸어둔 사진 액자가 있는데, 제가 극 내내 그 액자 속에 들어가 있는 설정입니다.

Q. 이번 아빠 연기에서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A. 진정한 아버지로서 아들을 아끼고 생각하는 마음 그 자체입니다. 지금 제 현실의 아들도 그렇게 자라고 있지만, 아들이 때론 말썽도 부리면서 이 험난한 세상에 잘 적응하고 바르게 커가길 바라는 부모의 간절한 마음이 극 중 대사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아들이 모쪼록 잘 되길 바라고 세상 풍파를 꿋꿋이 헤쳐 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들을 감정에 꾹꾹 눌러 담아 대사를 합니다. 아버지가 영혼이 되어 외치는 말이라 정작 극 중 아들은 그 말을 듣지 못해요. 그래도 그 따뜻한 마음만큼은 아들 가슴 깊이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기하기 때문에, 제 친아들을 생각하며 진심을 다하고 있습니다. 자식을 직접 키워보지 않은 분들은 쉽게 나오기 힘든 묵직한 감정선일 거예요.
연출을 맡은 조혜련 씨가 이런 감동적인 휴먼 스토리에 정말 특화되어 있습니다. 조혜련 씨가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나왔지만 대중들에겐 주로 개그맨으로만 알려져 있잖아요. 저랑 30년 지기 친구인데 이번에 연출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정말 보통 내공이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뛰어난 연기적 감각과 인생의 경험들이 촘촘하게 녹아들어서 조혜련만의 디테일한 연출로 엄청난 작품이 완성되고 있어요. 저뿐만 아니라 극 중 엄마 역을 맡은 이경실, 김지선, 김효진 등 동료 배우들도 모두 깊이 공감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연극 ' 사랑해 엄마'


Q. 조혜련, 이경실 등 동료 배우분들과의 연기 호흡은 어떠신가요?

A. 이혜지, 박슬기 씨가 이모 할머니 역할로 1인 2역을 감초처럼 잘해주고 계시고요. 핵심인 엄마 역할은 조혜련, 이경실, 김효진, 김지선 선후배님들이 4인 4색으로 맡았습니다. 저는 네 명의 엄마를 무대에서 번갈아 만나야 하는데 다들 개성이 확연히 다릅니다. 워낙에 연기를 기가 막히게 잘하는 분들이잖아요. 과거에 시트콤이나 콩트로 수년간 다져진 분들이라 무대 위에서의 합은 그야말로 최고입니다.
저 역시 동료들의 엄청난 연기 내공과 호흡에 맞춰가며 매번 새로운 걸 배우고 있어요. 이 작품이 가족의 애환을 그렸는데, 배우들 모두 실제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워본 엄마, 아빠들이다 보니 자신들이 몸소 체험한 가족의 소중함이 탄탄한 연기력에 더해져서 아주 폭발적인 시너지를 냅니다. 제가 여태껏 봐왔던 수많은 연극들과는 차원이 다른 깊은 감동이 있어요. 그래서 이번 시즌 공연은 전회 매진 기록을 세우지 않을까 감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캐스팅이 바뀔 때마다 극의 색깔과 매력이 확연히 달라져서 관객분들이 여러 번 보셔도 매번 새로우실 거예요.
극의 배경이 1980년대 부산 자갈치 시장이라 억척스럽게 장사하는 엄마를 표현하기 위해 리얼한 부산 사투리가 필수거든요. 그런데 출연진 중에 진짜 경상도 토박이는 조혜련 씨뿐이에요. 이경실, 김지선 선배님은 고향이 전라도라 경상도 사투리를 거의 외국어 공부하듯이 정말 힘들게 배우셨습니다. 억양이나 뉘앙스가 조금만 달라도 금방 티가 나기 때문에 다들 완벽하게 소화하려고 피나는 노력을 하시는 걸 보면서, 저 역시 대충 할 수 없겠다는 생각으로 치열하게 연습에 임했습니다.

개그맨 김학도와 조혜련


Q. 관객들이 특히 주목해서 봤으면 하는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A. 펑펑 우는 감동적인 연극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슬프고 무겁기만 한 건 절대 아닙니다. 전반부와 중간중간에 코미디 요소가 아주 찰지게 섞여 있어요. 평생 웃음을 연구해 온 전문가들이 만든 작품이라 웃음 포인트 하나를 만들어도 확실히 다릅니다. 고급스러운 반전도 있고 정교하게 복선을 깔아둔 유쾌한 장면들이 많아요.
배우들끼리 무대에서 주고받는 대사들이 애드리브처럼 자연스럽지만, 사실 100% 짜여진 대본을 엄청나게 연습한 결과물입니다. 각 배우들의 특장점을 대본에 맛깔나게 녹여냈는데, 자칫 코믹한 장면에서 감정이 오버되거나 튈 수 있는 부분들을 조혜련 연출가가 귀신같이 잡아내고 다듬어서 극 전체를 아주 매끄럽게 포장해 줬어요. 단 한 장면도 지루할 틈 없이 웃음과 감동이 쉴 새 없이 교차하는 게 가장 큰 관전 포인트입니다.

Q. 연극에 대한 간단한 홍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는 헌신적인 엄마, 그리고 그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아들, 듬직한 아빠의 모습 등 가족의 다양한 입장이 모두 녹아있는 작품입니다. 각박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다 보면 정작 가장 가까운 가족의 의미를 깊게 생각해 볼 여유가 없잖아요. 학교 도덕 시간에 활자로 배운다고 가슴에 와닿는 것도 아니고요.
사랑해 엄마를 보시면서 내 삶을 지탱해 주는 따뜻함의 출발점이 바로 우리 가족이었구나 하는 걸 다시 한번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족이 주는 끈끈한 에너지가 바깥에서 겪는 힘든 사회생활을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것을요. 극장에 오셔서 시원하게 웃으시다가 마지막엔 가슴 뜨거운 눈물 한 방울 흘리며 카타르시스를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배우와 연출진 모두 각고의 노력으로 정성껏 준비했으니 대학로로 많이들 발걸음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연극'사랑해 엄마' 포스터

연극을 감상하러 온 배우 윤자홍, 김보성, 무술감독 양윤우


Q. 코미디언의 삶과 무대 위 배우의 삶 사이에서 느끼는 공통점이나 시너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이쪽 일을 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죠. 특히 연극 무대에서는 동료 배우들과 부대끼며 그들의 삶을 가까이서 지켜보게 되는데, 정말 다들 너무나 열심히 치열하게 삽니다. 공교롭게도 출연진 중에 제 나이가 꽤 많은 편에 속하게 됐어요. 참 세월이 빠릅니다.
저와 함께 아빠 역에 캐스팅된 임하룡 선배님 아들 임영식 배우나, 조혜련 씨 동생인 조지환 배우를 보면 후배들이지만 매 순간 열정적으로 사는 모습에 큰 자극을 받아요. 눈빛이나 대화 속에서 느껴지는 그 건강하고 좋은 기운들을 곁에서 받다 보면, 저 역시 절대 해이해지지 말고 매일매일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게 됩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다 보니 좋은 사람들도 계속 이어지고, 훌륭한 작품도 만나고, 오늘 이렇게 매체와 좋은 인터뷰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만약 제가 이 무대에 서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면 인터뷰 내용도 훨씬 밋밋하고 재미없었겠죠.
한동안 제가 포커 선수로만 주로 활동하느라 방송에 자주 안 나오다 보니, 예전에 저를 좋아해 주셨던 분들이 ‘요즘 김학도는 대체 뭐 하고 살까?’ 궁금해하실 수도 있잖아요. 그러다 ‘아, 대학로에서 연극 무대에 오르고 있구나. 한번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하시고 찾아와 주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저를 기억해 주시고 찾아와 주시는 단 한 명의 관객을 위해서라도 묵묵히 무대에서 제 자리를 지키며 최선을 다하는 게 제 몫이라고 믿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최종 목표가 있다면?

A. 가장 바라는 목표는 우리 3남매가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서, 훌륭한 사회의 일원으로 제 몫을 다하고 각자의 따뜻한 가정을 꾸리는 걸 지켜보는 겁니다. 그 모습을 보게 된다면 ‘아, 내가 자식 낳고 키우면서 이 세상에 태어나 해야 할 인간의 도리는 다 했구나, 참 행복하고 감사한 삶이었다’라고 안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도 아이들이 바른길로 가도록 늘 가르치고 살피고 있지만, 부모의 역할이 거기서 끝이 아니잖아요. 아이들이 자기 힘으로 세상을 헤쳐 나가며 온전히 자리를 잡고, 훗날 누군가를 만나 결혼하고 또 새로운 생명을 낳아 기르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릴 겁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우리 아이들이 세상에 잘 뿌리내릴 수 있도록 든든하게 지켜보는 것, 그 과정을 무사히 함께하는 게 제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예요. 물론 그 과정 속에서도 제게 주어진 본업에는 언제나 지금처럼 최선을 다할 겁니다.

개그맨 김학도
 

 


황웅재 기자
fldjffkdlx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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