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은희·정겨운 주연 연극 다정한 배웅, 특수 청소 업체 소재로 삶과 죽음에 대한 따뜻한 위로와 깊은 여운 전해

(왼쪽부터) 배우 정겨운, 배우 방은희
Q. 캐릭터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무엇인가.
방은희 : 저는 지금 다정한 배웅에서 다정한 배움을 받게 되는 윤선영 역할을 맡았어요. 암 환자로서 죽음까지 가고 그다음에 다시 영혼으로 나타나는 상황인데, 저 같은 경우는 부모님이 다 돌아가셨기 때문에 특수 청소 업체라는 소재를 직접 겪었을 때 너무 고마웠거든요.
난 너무 아파서 내 스스로 엄마 쓰던 물건조차 만지기가 무섭고 미안했는데, 나도 언젠가 누군가의 배웅을 받으면서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좀 무거운 역할이라 최대한 안 무겁게 하려고 노력 중인데, 돌아가신 분들 기억도 하고 내가 또 죽을 날도 생각해 보면서 열심히 준비한 역할이에요.
정겨운 : 저는 주인공 춘배의 아주 가까운 친구였고 젊었을 때 사기를 치고 도망간 귀신 한달수 역할과 특수 청소 업체를 운영하는 사장 박민재 역까지 1인 2역을 맡았어요.
드라마나 연극에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역할이라 굉장히 새로웠고, 두 캐릭터가 많이 달라서 다르게 보이게 하려고 여러 각도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젊은 모습의 귀신이지만 늙어서 죽었기 때문에 목소리도 할아버지처럼 내야 하나 고민했는데, 지금은 제 목소리로 자유롭게 잘하고 있습니다. 아직 부족한 게 많아서 계속 연습하면서 더 발전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Q. 상대 배우랑 호흡 맞추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정겨운 : 첫 공연 때 제가 늦게 나와가지고 선배님이 많이 당황하셨어요. 연습을 그렇게 많이 했는데 내가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싶을 정도로 저한테는 참 용납할 수 없는 실수였거든요. 그래도 선배님이 웃으면서 넘어가 주셔서 다음 저녁 공연은 너무 좋았어요.
방은희 : 겨운이가 들어와야 되는데 안 나타난 거예요. 그래서 제가 애드리브로 잠깐만 있어 봐요, 내가 데리고 올게요 이러면서 넘겼어요. 첫 공연에서 안 들어온 건 관객들도 다 눈치채고 뭔가 늦었구나 잘못됐구나 아셨겠지만, 내용이 워낙 무겁다 보니까 그냥 아무 문제 없이 넘어가 주시더라고요.
그 다음부터는 옷 갈아입는 중간에도 제가 미리 무대 앞에 데리고 나와 있어요. 무대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미리 대기하고 있는 게 마음이 편하거든요.

(왼쪽부터) 배우 방은희, 배우 정겨운
Q. 연기하며 가장 감정 소모가 컸거나 위로를 받은 장면은 무엇인가.
방은희 : 저도 가족이 아들밖에 없고 한국에 없어서, 만약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면 과연 누구한테 다정한 배웅을 받을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무대 위에서 죽는 건 아니지만 아픈 상황이기 때문에, 첫 등장 때 마지막 산책을 하는 느낌을 최대한 안 슬프게 해보려고 걸음걸이나 감정을 먼저 안고 준비해요.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는데, 저 역시도 누군가의 다정한 배웅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겨운 : 저는 계속 여러 사람을 만나고 이어주면서 환기를 많이 시켜주는 밝은 캐릭터예요. 제3자로 지켜보는 상황이 많은데, 연기를 하면서도 속으로는 너무 안쓰럽고 감동적인 부분들이 많아서 공감을 많이 해요.
요즘처럼 개인주의적인 사회에서 정말 필요한 연극이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극이 너무 진지해서 사람들이 지루해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관객분들이 많이 우시고 생각도 많이 하고 가셔서 이런 걸 원하셨구나, 정말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Q. 관객들이 이 연극을 보고 어떤 걸 느꼈으면 좋겠는가.
방은희 : 엄마하고 딸이 같이 보러 오셨으면 참 좋겠어요. 마지막에 죽은 부인으로 나타날 때 남편이 외롭게 살아가는 모습 보면서 제발 인간답게 살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던지거든요.
누구나 다 똑같이 죽으니까 살아야 정말 죽는 거라는 생각으로 지금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 들었으면 해요.
관객분들이 지금 곁에 있는 사람한테 잘했으면 좋겠고, 만약 혼자라면 내가 나를 어떻게 다정하게 배웅할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정겨운 : 저도 비슷한데, 춘배랑 선영의 마지막 장을 지켜볼 때마다 대사들이 너무 와닿아서 있을 때 잘하자는 생각을 해요. 결혼한 배우자나 커플이 와서 보면 서로의 소중함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아이돌 준비하다가 잘 안되고 왕따 당하는 어린 친구들 이야기도 나오는데, 남들은 다 잘 되는데 나만 안 된다고 생각하는 요즘 젊은 친구들도 많이 공감하시더라고요. 연령층 전체를 다 아우르는 연극이니까 아무 생각 없이 보러 오시면 너무 좋은 연극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연극 다정한 배웅 포스터
황웅재 기자
fldjffkdlx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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