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칸서 코망되르 훈장 수여식 개최, 페가르 장관 연설 통해 박 감독 세계관 극찬

게티이미지뱅크(gettyimagesbank)
프랑스 정부가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에게 문화예술공로훈장 최고 등급을 수여하며 거장으로서의 이력을 기렸다.
뉴스1에 따르면, 박찬욱 감독은 17일(현지 시각)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발에서 카트린 페가르 프랑스 문화부 장관으로부터 문화예술공로훈장 중 최고 등급인 '코망되르'를 받았다. 이날 수여식에서 페가르 장관이 낭독한 연설문 초안은 박 감독의 영화 세계를 철학과 비극, 문학과 미학으로 깊이 있게 분석한 비평에 가까운 내용을 담아 주목을 받았다.
페가르 장관은 연설을 통해 박 감독의 삶 자체를 하나의 미학으로 정의했다. 건축을 가르친 아버지와 시인이었던 어머니 밑에서 자란 환경이 그의 영화적 감수성을 형성했다고 보았다. 또한 어린 시절 흑백 텔레비전으로 외국 영화를 보며 말보다 몸짓과 소리 속에서 의미를 찾아내던 시선이 욕망과 공포를 이야기하는 독창적인 시선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영화 올드보이에 대해서는 한국 영화의 규모를 바꾼 작품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작중 복도 망치 액션 장면을 니체의 망치에 빗대며, 박 감독의 영화가 단순한 장르적 폭력을 넘어 세계 영화계에서 미학적이고 가치론적인 폭발을 일으켰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2004년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 당시 심사위원장이던 쿠엔틴 타란티노의 찬사를 소환하며 그리스 비극의 기억과 인간 열정에 대한 확신이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문화부는 박 감독의 영화가 폭력성에만 머물지 않고 인간 존재를 향한 명료한 연민을 관통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인물들이 잘못과 방황 속에서도 비극적으로 존엄하며, 괴물들을 상처 입은 인간으로 촬영한다는 설명이다. 최신작 어쩔수가없다에 대해서는 세계 자본주의의 포식적 일탈을 다루고 있다고 평했다.
결론적으로 페가르 장관은 박 감독의 영화가 깊이 한국적이면서도 동시에 이제는 보편적인 유산에 속한다고 선언했다. 현실의 잔혹함과 공포를 외면하지 않으면서 미학적 사유를 이끌어내는 시선을 통해, 한국 영화를 세계의 상상력 안으로 진입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와 함께 수여식을 마무리했다.
김영빈 기자
kimmedia@korea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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