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중앙고 13번 이한얼, 단오제 정기전 승리와 프로 직행 정조준
자신의 단점을 피하기보다 정면으로 마주하고 극복하려는 태도에서 어린 선수답지 않은 성숙함이 묻어났다. 강릉중앙고등학교 축구부 2학년 미드필더 이한얼은 불리한 신체 조건을 한 발 앞선 상황 판단과 영리한 수싸움으로 이겨내며 팀의 중원을 책임지고 있다. 매일같이 이어지는 훈련과 학업의 병행 속에서도 태극마크와 프로 무대라는 확고한 목표를 향해 묵묵히 전진하는 그를 직접 만나 굳은 각오와 축구에 대한 진지한 열정을 들어보았다.

이한얼 선수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강릉중앙고에 재학 중인 2학년 이한얼입니다. 학교 축구부에서 미드필더로 뛰고 있으며, 올해 등번호 13번을 달았습니다.
Q. 최근 치른 대회나 리그에서 느낀 소감이 있다면.
A. 이번 겨울 부산 MBC 대회에서 전 경기를 소화했는데, 훈련한 만큼 기량이 나오지 않아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팀 특유의 색깔이 뚜렷하게 잘 드러난 것 같아 경기에 대한 후회는 없습니다.
Q. 축구를 처음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무엇인지.
A. 초등학교 입학 전 친구를 따라 축구클럽에 갔다가 처음 축구를 접했습니다. 공을 몰고 가서 골을 넣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대회에 출전해 우승하고 트로피를 받는 것도 무척 신났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집 근처 FC서울 유소년 클럽 선수반 공개 테스트에 합격하면서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했습니다. 4학년부터 6학년까지 FC서울 U-12 팀에서 뛰었고, 부천FC1995 U-15 팀을 거쳐 지금의 강릉중앙고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Q. 본인의 플레이 스타일을 한 단어나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A. 영리하게 공을 차는 것을 추구합니다. 선배들과 경기를 뛸 때 신체 조건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편이라, 남들보다 한발 앞서 생각하고 좋은 위치를 선점하려 노력합니다. 어릴 때부터 코치님께서 공만 보지 말고 주변 상황을 살피라고 강조하셨는데, 그것이 습관이 되어 지금은 저만의 큰 장점이 되었습니다.
Q. 현재 가장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A. 주력이 다소 아쉬워 스피드와 민첩성을 더 보완해야 할 것 같습니다. 피지컬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팀 내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소화하고 있으며, 필요시 개인적으로 밸런스 트레이닝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주말이나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개인 운동에 매진하며 퍼포먼스를 끌어올리려 노력 중입니다.
Q. 지금까지 축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A. 지난해 강릉중앙고가 금강대기 전국축구대회에서 우승했을 때입니다. 비록 결승전 무대를 직접 밟지는 못했지만 우승 세리머니를 할 때 무척 짜릿했습니다. 또한 작년 9월 서울에서 열린 EOU컵 국제대회에서 1학년임에도 선배들과 함께 뛰며 소중한 경험을 쌓은 것이 큰 도움이 되었고 기억에 남습니다.
Q. EOU컵 등 큰 대회에서 아쉬웠던 점과 느낀 점이 있다면.
A. 상대보다 힘과 반응 속도가 부족해 전반전 힘싸움에서 밀리며 고전했습니다. 서울 대표팀이나 해외 유스팀은 주로 3학년 위주로 출전했고, 저는 1학년이다 보니 선배들과 뛰며 체격 차이를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근 8강전에서도 3학년 선배들과 중원 싸움을 벌이며 피지컬의 차이를 실감했고, 이로 인해 웨이트 트레이닝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Q. 롤모델이나 플레이를 참고하는 선수가 있다면.
A. 기성용 선수를 롤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엄청난 스피드를 자랑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탁월한 위치 선정과 수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는 플레이를 닮고 싶습니다. 코치님들께서도 제 경기력이 떨어질 때면 기성용 선수의 플레이를 참고하라고 조언해 주십니다.
Q. 부상 등 힘들었던 시기는 어떻게 극복했는지.
A. 고등학교 1학년 동계훈련 첫 경기에서 발목 바깥쪽 골절 부상을 당했습니다. 당시에는 다친 줄도 모르고 뛰었는데, 병원에 가보니 깁스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깁스를 한 채로 동계훈련에 동행해 밖에서 재활에 매진했는데, 동기들과 선배들이 뛰는 모습을 보니 너무 그라운드에 나서고 싶었습니다. 하루빨리 복귀해 자리를 잡겠다는 일념으로 재활에 집중했고, 감독님과 코치님들의 도움 덕분에 무사히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이한얼 선수
Q. 소속팀 내에서 본인의 역할은 무엇인지.
A. 주로 수비적인 위치에 머물며 팀의 밸런스를 조율하고 템포를 조절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기도 하지만, 공격보다는 수비 조율에 강점이 있어 코치님들께서도 공을 오래 소유하기보다 빠르게 순환시켜 전방으로 연결하는 플레이를 강조하십니다.
Q. 학생 신분으로서 훈련과 학업을 병행하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
A. 학교 차원에서 축구부에 많은 지원을 해주시지만, 훈련 일정으로 인해 수업에 자주 빠지다 보니 진도를 따라가기 벅찬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도 숙소에서 10보만 걸으면 바로 운동장이 있어 부족한 훈련을 언제든 보충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수업에도 최대한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셔서 끝까지 학업의 끈을 놓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고교 무대에서 라이벌로 생각하는 팀이 있다면.
A. 모든 팀이 경쟁 상대지만, 지역 라이벌인 강릉제일고를 가장 의식하고 있습니다. 매년 단오제마다 열리는 양교 축구부 정기전은 역사가 깊고 많은 동문이 찾아와 종합운동장이 가득 찰 정도로 열기가 뜨겁습니다. 작년에는 후반에 교체 투입되어 수비에 치중하느라 정신없이 뛰었는데 무승부로 끝나 아쉬웠습니다. 올해는 반드시 승리해 중앙고의 명예를 드높이고 싶습니다.
Q. 축구 선수의 길을 걸어오며 가장 큰 힘이 돼준 분들께 한마디.
A. 항상 저를 믿고 전국 대회를 함께 다니며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주시는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축구의 기본기를 강조해 주신 조수민 코치님과 1학년 때부터 꾸준히 기회를 주시며 실력 이전에 인성을 중시하시는 강릉중앙고 감독님, 코치님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Q. 올해 남은 고교 시즌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는.
A. 팀 차원에서는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작년 말부터 아쉬움이 남았던 부분들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수준까지 보완하고 싶습니다.
Q. 고교 졸업 후 프로 직행과 대학 진학 중 어떤 것을 목표로 하는지.
A. 가능하면 프로 무대로 직행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그날을 위해 최선을 다하되, 대학 진학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학업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준비할 계획입니다.
Q. 프로 무대에 데뷔한다면 가장 먼저 맞붙어보고 싶은 선수는.
A. 같은 리그에서 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황인범 선수와 꼭 한번 그라운드에서 마주해 보고 싶습니다. 현대 축구에 가장 부합하는 미드필더이자 영리하게 공을 차는 모습이 인상 깊어 함께 부딪히며 많은 것을 배우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스포츠 선수로서 이루고 싶은 최종 목표는.
A. 우선 프로 무대에 데뷔해 국가대표의 부름을 받는 것이 꿈입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 대회 무대를 누비고 싶습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겠습니다.
황웅재 기자
kesnewspaper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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