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에서 스크린으로, 2026년 우리가 다시 박민규를 읽어야 하는 이유
박민규 작가의 스테디셀러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가 이종필 감독의 손끝에서 영화 '파반느'로 재탄생했다.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이 작품은 원작의 메시지를 간직하면서도, 현대적인 감수성을 더해 대중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박민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위즈덤하우스, 2009 표지
2009년 출간된 박민규의 원작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못생긴 여자와 그녀를 사랑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외모지상주의와 자본주의의 민낯을 직조해 낸 수작이다. 소설은 세상이 정해놓은 아름다움의 기준에서 소외된 이들에 대한 위로를 담은 작품이었다. 특히 1980년대 중반을 배경으로 한 시대상과 작가 특유의 통통 튀는 문체는 독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 바 있다.

넷플릭스 제공
본작은 원작의 정서를 계승하되, 시점과 구성을 변주하며 영화적 재미를 극대화했다. 배우 고아성은 음울한 인상 탓에 세상으로부터 숨으려는 백화점 직원 '미정' 역을 맡았다. 고아성은 이 역할을 위해 체중을 10kg 증량하는 투혼을 발휘하며 외면만큼이나 상처 입은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문상민은 꿈을 접고 백화점 주차요원으로 일하며 미정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경록'으로 분했다. 변요한은 두 사람 사이의 오작교 역할을 하는 자유로운 영혼 '요한'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잡는다. 주연 배우 3인방이 모두 백상예술대상 수상자라는 점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을 보증한다.
이종필 감독은 원작의 핵심 가치는 유지하면서도 2026년의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몇 가지 중요한 변화를 주었다. 먼저 원작이 남자주인공의 일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전개되었다면, 영화는 미정, 경록, 요한 세 사람의 시점을 번갈아 비춘다. 이를 통해 각 인물의 서사를 더욱 입체적으로 완성했다. 둘째, 1985년을 배경으로 했던 원작과 달리, 영화는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현대를 배경으로 한다. 외모지상주의라는 주제가 SNS 시대를 사는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한 담론임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원작 소설에서는 주인공들의 이름이 나오지 않았으나, 영화에서는 '미정'과 '경록'이라는 이름을 부여하여 인물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과 '탈주'로 감각적인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종필 감독은 이번에도 특유의 미장센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여기에 밴드 무키무키만만수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이자 음악감독인 이민휘가 힘을 보탰다. 한국대중음악상 수상자다운 그녀의 섬세한 선율은 영화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한층 풍성하게 채운다.
영화 '파반느'는 단순한 원작의 재연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랑은 혼자 있을 때보다 상대와 함께 있을 때 빛나는 것"이라는 배우 문상민의 말처럼, 타인의 시선에 갇혀 살던 이들이 서로를 통해 스스로를 긍정하게 되는 과정을 서정적인 영상미 속에 담아냈다.
김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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