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 스마트폰, 마스크, 신발… 커스터마이징 통해 개성 뽐내는 사람들
자기 표현에 대한 니즈, SNS공유문화를 기반으로 한 현상으로 분석
출처 : Unsplash
[한국연예스포츠신문] 조은교 기자 = 최근 Z세대(1996년 ~ 2010년에 출생한 세대) 사이에서 다이어리, 스마트폰, 신발 등 다양한 물건을 스티커 등으로 꾸미는 것이 인기를 얻고 있다. 예스24에 따르면 스탬프, 필기구, 스티커 등 꾸미기 아이템 용품 매출의 2020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61.9%에 달한다. 핫트랙스의 2020년 꾸미기 매출도 전년에 비해 22.3% 증가했고, 같은 기간 새롭게 등록된 상품 수는 47.1% 늘었다.
Z세대의 커스터마이징
Z세대의 커스터마이징은 ‘꾸미기 열풍’으로 대표할 수 있다. 최근 이들 사이에서는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폰꾸(핸드폰 꾸미기)', '방꾸(방 꾸미기)', '폴꾸(폴라로이드 꾸미기)', '탑꾸(탑로드 꾸미기)' 등 다양한 꾸미기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몇 년간 6공 다이어리가 유행하면서 속지 뿐만 아니라 다이어리의 외관도 직접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들기도 한다. 아이패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굿노트' 같은 앱을 이용해 다이어리를 꾸미는 ‘전자 다이어리’도 등장했다. 스티커, 마스킹테이프 이미지를 이용하면 종이 다이어리와 큰 차이 없이 다이어리를 쓰고 꾸밀 수 있다.
굿노트를 활용한 다이어리 상품 / 출처 : 리훈
여기에 더해 갤럭시 Z플립이 출시되면서 케이스에 스티커를 붙여 꾸미는 ‘폰꾸’가 한동안 유행했다. 스티커나 레진 등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인물의 사진을 꾸미는 폴꾸, 탑꾸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스티커나 레진 등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인물의 사진을 꾸미는 것을 말한다. 특히 폴꾸는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수 42.1만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고, 폴라로이드 꾸미기만을 올리는 계정인 ‘폴꾸계’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꾸민 폴라로이드는 다이어리를 꾸밀 때 쓰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포토카드나 폴라로이드를 들고 인증샷을 찍는 ‘트위터 예절’에 쓰이기도 한다. Z세대 사이에서 폴라로이드 꾸미기를 활용한 다양한 인증과 소통이 인기를 끌면서 하나의 덕질문화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좌)탑로더 꾸미기, 우)폴라로이드를 이용한 다이어리 꾸미기 / 출처 : 인스타그램 @jjooueeeeee
이러한 꾸미기 열풍은 Z세대의 패션에도 영향을 미쳤다. 여름과 함께 10년 전 유행했던 크록스의 인기가 부활했다. ‘지비츠’라는 크록스를 꾸밀 수 있는 아이템을 이용해 신발을 꾸미는 것이 유행이다. 이를 ‘신꾸’라고 부른다. 이 외에도 마스크에 자수를 놓아 꾸미기도 하고, 작은 소품들로 자신의 방을 꾸미는 ‘방꾸’도 있다.
크록스에 지비츠를 끼워 '신꾸'를 한 크록스 / 출처 : 브랜디
나아가 직접 디자인한 의류, 액세서리를 만들기도 한다. 마플샵, 스냅스, 오프린트미, 레드프린팅앤프레스 등 소량 제작이 가능한 프린팅 업체를 이용해 자신만의 디자인을 담은 티셔츠나 키링, 그립톡, 스마트폰 케이스 자신의 취향대로 만든다. 기성품을 나만의 것으로 꾸미는 것을 넘어 직접 자신만의 디자인으로 제작까지 하는 것이다. 이러한 유행 양상에 소량 인쇄 업체들은 키링, 폴라로이드, 포토카드 인쇄 무료 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는 추세다.
취미로 다이어리 꾸미기를 하고 있는 대학생 L씨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의 게시물을 보고 재미있어 보여서 시작하게 됐다. 스티커나 마스킹테이프, 떡메모지 같은 여러 재료들을 배치하며 완전히 빈 페이지를 내 취향대로 채우는 것에서 쾌감을 느낀다”라며 다꾸의 매력을 설명했다.
직접 제작한 키링을 사용하고 있는 대학생 K씨는 “시중에도 예쁜 키링이 많지만 내가 원하는 문구나 직접 그린 그림으로 키링을 만들면 정말 나만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무료 이벤트가 생각보다 자주 있어서 비용도 크게 부담되지 않고, SNS에서 ‘금손’분들이 배포해주시는 도안도 있어 제작이 어렵지 않다. 그에 비해 만족도는 큰 편이다”라며 앞으로 다른 액세서리도 직접 만들어 볼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출처 : 삼성전자
이러한 커스터마이징 열풍은 비단 Z세대 뿐만 아니라 가전, 가구, 식품 전반적으로 퍼지고 있는 모양새다. 화장품 브랜드 ‘톤 28’은 고객의 부위별 피부를 분석하고, 고객이 선호하는 성분을 반영한 화장품을 제작해 배송하는 상품을 운영하고 있고, 라네즈는 네오쿠션의 케이스를 꾸밀 수 있는 스티커를 함께 넣은 패키지를 출시했다. 백색 가전이라 불렸던 냉장고 등도 다채로운 색을 입고 있다. 삼성 비스포크, LG 오브제 컬렉션 등의 출시로 가전도 가구처럼 인테리어의 일종으로 쓰이게 됐다. 에몬스 가구에서는 모듈형 주방/옷장 가구를 출시해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출 수 있는 가구를 선보이기도 했다.
‘커스터마이징’은 왜 이렇게 인기 있는 걸까?
최근 일어난 커스터마이징 열풍의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취미가 각광을 받게 되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또한, Z세대의 소비 특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가치지향적 소비와 자기 표현에 대한 니즈 충족
Z세대는 개인의 취향과 남다른 경험에 민감하다. 자신이 소비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곧 자신을 드러내는 수단이라고 여기며 자신의 의도가 정확히 반영되는 제품과 서비스를 찾는다. 나를 위한 소비, 나를 표현하기 위한 소비 등에서 만족을 얻는다는 것이다.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물건의 용도적인 측면에서의 만족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차별화에 대한 니즈도 충족시킬 수 있다.
최지혜 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 연구위원은 “가장 중요한 원인은 이러한 문화를 주로 향유하는 MZ세대들이 ‘기성품으로 나를 나타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최 연구위원은 “몇 년 전에는 한정판 아이템이 유행했지만 한정판도 결국은 한정된 수량을 공유하는 기성품”이라며 “나만의 취향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성향이 발전해 나만의 방식으로 다이어리, 방, 심지어 마스크까지 꾸미는 문화가 자리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2)SNS 공유 문화
IT기술에 능숙하고 스마트폰, SNS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자신의 일상, 좋아하는 것들을 SNS에 공유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SNS를 통해 자신의 경험, 새로운 방법을 공유함과 동시에 타인의 경험도 접할 수 있고, 최적의 선택에 대한 팁을 공유하며 소비자들 사이에 새로운 놀이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이러한 커스터마이징 열풍을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결합된 현상’으로 해석했다. 그는 “아날로그적으로 손으로 꾸미는 데 멈추지 않고 그것을 SNS에 자랑하고 공유하는 현상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소비 경향은 최근 몇 년간 관련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프로슈머(Prosumer : 생산에 참여하는 소비자라는 뜻으로, 트렌드와 상품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개인이 제작, 가공, 유통 등을 전담하는 것) ▲미코노미(Meconomy : 나를 위한 경제활동을 뜻하며, 자신을 위한 소비에는 아끼지 않고 조금 비싸더라도 '나'의 만족을 위하는 것)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 등이 그것이다.
비교적 저렴한 아이템들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도 하나의 매력 포인트다. 최근 폴꾸에 빠졌다는 대학생 K씨는 "필요한 재료들이 저렴한 편이라 쉽게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SNS에 올라오는 게시물도 많아서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끼리 게시글을 구경하고 소통하는 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소비를 통한 만족과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커스터마이징은 개인의 취향에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다. 여전히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지금, Z세대의 커스터마이징 열풍은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Tag#Z세대#커스터마이징#다꾸#폴꾸#신꾸#DI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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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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