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규리 기자 = 현대 문명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가 누리는 편리함도 커졌다. 그러나 편리함과 함께 증가한 것이 있다. 바로 화학물질이다. 우리는 먹고 마시고 사용하는 거의 모든 것에 우리가 만든 합성화학물질을 이용한다. 그리고 이 화학물질은 우리 몸에 여러 영향을 미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것은 환경호르몬이다. 환경호르몬은 산업 활동에 의해 생성, 분비되는 화학물질이다. 생물체에 흡수되면 내분비계 기능을 방해하고 정상적인 호르몬의 생성과 분비를 방해하는 유해물질이다. 최근 이 환경호르몬의 위험성이 주목받고 있다.
누적된 유해물질, 각종 질병의 원인으로 밝혀져
하루에도 몇 번씩 사용하는 플라스틱 용기, 화장품, 영수증 종이, 샴푸, 아이들의 장난감 등 여러 제품들 속 포함된 유해물질이 입이나 피부 등 우리 몸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들어와 쌓이게 된다. 이처럼 체내에 쌓인 유해 물질 총량을 '바디버든'이라고 한다. 누적된 유해물질은 체내 항상성과 세포대사를 방해해, 기저 질환을 악화시키고, 호르몬질환, 면역질환, 종양, 기형의 원인이 된다. 2017년 SBS스페셜의 '자궁의 경고'에서는 '바디버든'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또 하나의 재앙으로 드러났다. 젊은 여성들 가운데 생리통 환자가 늘어나는 것과 다낭성난소증후군(PCOS),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증, 난소암 등의 자궁 관련 질환의 급증세에도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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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생리 때에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들은 자궁을 수축해 수정란의 착상을 준비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자궁내막을 빨리 탈락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프로스타글란딘이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런데 프로스타글란딘은 여성호르몬뿐 아니라 식사나 일회용품 등의 화학물질에 의해서도 분비가 증가된다. 화학물질이 여성 호르몬과 비슷한 작용을 하며 프로스타글란딘의 분비가 촉진되고, 이는 생리통 등의 심화로 이어지게 된다.
현대 사회에서 플라스틱이나 합성화학물질은 하루에도 몇 번씩 사용하는 일상 그 자체가 됐다. 이들에게서 나오는 환경호르몬도 그만큼 우리와 가까워졌고,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우리가 주의해야 할 환경호르몬들, 어떤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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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호르몬은 그 종류도 다양하다. 대표적으로는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는 물질인 '파라벤'이 있다. 화장품, 의약품의 방부제로 주로 사용하는 성분이며, 국내에는 메틸파라벤, 에틸파라벤, 부틸파라벤 총 네 가지 형태의 파라벤을 사용한다. 주로 낮은 농도로 사용하기에 하나의 제품만으로 심각한 피부 반응, 자극 유발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피부를 통해 흡수되어 축적될 경우 호르몬 교란을 일으키며 암을 유발할 수 있다.
다음은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첨가하는 '프탈레이트'가 있다. 상업용 랩, 장난감, 학용품, 의료기, 주방용기, 방향제 등 수많은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해당 성분은 자궁내막증 및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임산부나 수유 중인 여성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일리노이 대학 연구팀이 '신경과학저널'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프탈레이트가 발달 중인 뇌를 변형시키고 인지능력을 손상시킬 수 있어 주의력 결핍장애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스페놀A' 또한 주의해야 할 환경호르몬이다. BPA로도 일컫는 이것은 플라스틱 원료로 영수증, 캔, 일회용 플라스틱 용품에 사용되고 있다. 뜨겁고 기름진 음식이나 액체로 인해 용해되어 체내에 흡수되고 이는 내분비계 기능에 이상을 일으켜 암을 유발한다. 특히 핸드크림, 손 세정제 등을 사용한 후 영수증을 만지면 흡수율이 100배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에 영수증을 만질 때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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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균 및 살균제 성분으로 주로 쓰이는 '트리클로산'은 성호르몬을 교란하거나 유방암, 불임 등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과거 치약, 가글액에 함유되어 있었지만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 개정법에 따라 삼킬 수 있는 섭취의 위험이 있는 구강용품에는 트리클로산 성분이 금지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화장품, 클렌저, 비누 등 피부에 바르거나 씻어내는 향균 세정제에는 0.3%까지 함유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염소화 탄화수소'는 환경오염물질 중 가장 오래 남는 살충제로 잔류성이 클 뿐 아니라 지용성이기에 세포막을 쉽게 통과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해당 성분이 포함된 농약이 묻어 있는 채소를 섭취할 경우 우리 몸에도 축적되면서 중추신경계 장애와 두통, 구토, 경련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다량 축적될 경우 신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동물성 식품 속 포함된 화학물질, 어떻게 우리 몸을 위협할까?
화학물질은 플라스틱 등에만 포함된 것은 아니다. 동물성 식품 속에서도 포함되어 있다. 오늘날 축산업은 좁은 공간에서 가축을 키우는 대량축산과 공장식 축산이다. 따라서 밀집된 영역에서 활동을 최대한 억제하며 먹이만 주는 사육을 계속하기 때문에 축산 환경은 나빠지고 가축의 면역 또한 떨어진다. 이때 생길 수 있는 전염병을 예방하고자 소독제와 항생제 같은 화학물질을 무제한으로 투여한다. 빠른 성장을 위해 성장촉진제나 호르몬제까지 첨가한다. 이 때문에 육식 속에는 수많은 화학물질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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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가장 문제가 되는 물질은 'POPs(persistent Organic Pollutants: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이다. 이는 독성이 강해 자연상태에서 분해되지 않고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통해 동식물 체내에 축적되어 면역체계 교란, 중추신경계 손상 등을 초래하는 화학물질을 통칭해 말한다. DDT와 같은 살충제, 베트남전쟁에서 고엽제로 쓰인 다이옥신 등이 POPs의 예이다. 축적된 POPs는 지방조직 속에 축적만 되는 것이 아니라 혈액으로 빠져나와 우리 몸의 순환기를 돌면서 여러 주요 장기에 도달한다. 독성작용뿐 아니라 호르몬 작용을 하는데, 앞서 말한 환경호르몬이 바로 이 작용을 의미한다. 환경호르몬같은 화학물질이 성장억제 등 여러 방해작용을 하게 된다면 우리 몸은 심각한 혼란을 겪게 되고 이로 인해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사람뿐 아니라 많은 동물들의 지방조직이나 혈액에서 POPs가 다량 검출되고 있기에 식물성보다 비교적 화학물질에 많이 노출되었다고 알려진 동물성 식품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생선 또한 사료로 가둬 키우는 양어장이 아니라면 먹이사슬이 그대로 적용된다. 생선의 주요 먹이인 식물성, 동물성 플랑크톤부터 큰 생선까지 먹이사슬을 따라 POPs이 축적된다. 뿐만 아니라 생선에는 수은, 비소 등의 중금속 등의 유해성분이 많기 때문에 동물식 위주로 먹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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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바디버든을 줄일 수 있을까?
2017년 4월부터 8월까지 <한겨레>와 아이쿱생활협동조합이 전국시민 495명을 대상으로 '바디버든 줄이기' 체험 프로젝트를 했다. 참가 대상자는 2주간 가공식품과 포장음식을 피하고 생활용품 플라스틱을 줄이고 손을 자주 씻으며 물을 많이 마셔 환경호르몬 노출을 줄이고 배출을 돕도록 노력했다. 이 결과, 환경성페놀류는 최대 64%, 프탈레이트류는 최대 26% 감소효과를 보이는 등 대부분의 체내 환경호르몬이 감소했다.
프로젝트 결과에서 보듯 바디버든을 줄이기 위해서는 환경호르몬 배출을 돕기 위해 물을 자주 마시거나 채소나 과일 등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제품을 구매할 때는 성분을 꼼꼼히 살피며 유해 성분이 없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다만, 전성분 공개는 모든 제품에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생활용품의 경우 전 성분 표시 제품인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더불어 플라스틱 통 대신 유리 용기를 사용하고 비닐 제품 사용을 줄여야 한다.
재작년 5월 14일, 광남일보에서 임항선 전남보건환경연구원 연구사는 "환경호르몬을 줄이기 위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사용한 플라스틱은 재활용할 수 있게 제대로 분리수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환경호르몬은 편리하고자 하는 나의 욕심과 이기심에서 시작되었으며,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지금부터라도 건강한 미래를 위해 불편함을 감수할 용기가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도록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따라서 실생활 속 화학물질이 만연한 상황 속에서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해 제품을 구입할 때 성분을 꼼꼼하게 잘 살피고 구입해야 할 것이다. 가공식품보다는 자연식품을 선택하고 다양한 채소 섭취를 늘리며 적절한 운동을 함께해 화학물질 배출을 증가시키는 것도 효과적이다. 또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보다는 되도록 유리 용기를 사용하는 습관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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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리 기자
출처 : 한국연예스포츠신문(http://www.korea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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