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년 나눔으로 증명한 진정한 의리, 차기작 '상해 1920'으로 스크린 복귀

배우 김보성
대중에게 유쾌한 의리의 아이콘으로 친숙한 배우 김보성에게 의리는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다. 그는 지난 35년간 소외된 이웃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며 우정과 정의를 넘어선 나눔의 의리를 몸소 실천해 왔다. 시각장애 6급의 제약 속에서도 소아암 환아를 위해 링에 오르고, 개인 미디어 수익 전액을 기부하는 그의 행보는 오직 타인의 생명을 살리는 데 맞춰져 있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헌신과 희생으로 누군가를 살리고 싶다는 김보성을 만나 평생을 바쳐 완성해가는 진짜 의리의 본질을 들어봤다.
Q. 활발한 나눔 활동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A. 제가 어떤 행사나 나눔상을 받을 때마다 항상 드리는 말씀이 있어요. 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은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는 겁니다. 저는 그저 그 가치 있는 일을 할 뿐이에요. 제가 나눔의 의리 캠페인을 하고 있는데, 의리에는 3단계가 있습니다. 1단계가 우정의 의리, 2단계가 공익을 위한 정의감, 그리고 그게 자연스럽게 이어지다 보면 마지막 3단계인 나눔의 의리가 형성돼요.
사람은 죽고 나서는 누군가에게 베푸는 인생을 살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살아 있을 때 소외되고 아픈 사람들에게 나눔의 의리를 실천하는 것, 그것이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이고 진짜 남자로서의 삶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Q. 진정한 의리의 본질이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A. 아까 의리의 3단계를 말씀드린 이유가 있어요. 1단계인 개인 간의 우정의 의리가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변질될 수 있거든요. 친하다고 돈을 빌려주거나, 누가 맞았다고 대신 때려주는 건 가장 저급한 의리죠. 예전에 최순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태도 잘못된 방향으로 간 우정의 의리였기 때문에 질타를 받았잖아요. 범법자를 숨겨주거나 가족이라고 나쁜 짓을 감싸주는 건 진정한 의리가 아니에요.
그래서 2단계인 공익을 위한 정의로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의리의 본질은 일단 정의로워야 하고,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해야 해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눔의 의리로 완성되는 거죠. 저는 그저 의리를 캠페인하는 사람이지, 내가 의리의 사나이니까 나를 배워라 하는 게 절대 아니에요. 오히려 의리를 널리 홍보해서 우리나라에 의리남, 의리녀들이 많아지고, 대한민국이 의리 공화국이 되길 진심으로 바랄 뿐입니다.
Q. 주변에서 의리를 오해하는 경우도 있나요?
A. 가끔 건달 동생들을 만날 때가 있어요. 가끔 의리를 오해해서 저한테 형님, 연락이 안 되십니다. 의리가 없습니다. 이러거든요. 그럼 제가 그래요. 아우야, 네가 오히려 의리가 없는 거다. 연락 안 된다고 의리가 없는 게 아니야. 1년에 한 번 연락하더라도, 사회에 소외되고 힘든 약자들을 돕는 사람이 진짜 의리 있는 사람이지, 자주 안 본다고 의리가 없다고 하면 안 된다고요.

배우 김보성
Q. 나눔을 의리의 가장 상위 가치로 두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우리가 왜 태어났고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하는가 생각해 볼 때, 가장 가치 있는 일은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에요. 지금 이 시간에도 세상에는 비참하고 아픈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분들을 돕지 않고서는 의리를 외칠 수가 없죠. 궁극적으로 내 인생을 나눔의 의리로 마무리하겠다 마음먹고 살다 보면 그게 가장 멋있는 인생이 아닐까 싶습니다.
Q. 봉사의 진정한 의미와 올바른 자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쓰레기 줍기부터 연탄 배달, 집 고쳐주기, 하수도 보수 공사 같은 극한 봉사까지 종류가 참 다양하죠. 힘든 봉사도 있고 가벼운 봉사도 있지만, 그 모든 봉사의 출발점은 진심이어야 해요. 하기 싫은데 억지로 몸만 왔다 갔다 하는 건 진짜 봉사가 아니죠. 연탄 봉사가 꼭 최고라는 뜻은 아니에요. 어르신들 식사를 돕든 뭘 하든 이 사람을 진실하게 돕고 싶다는 마음만 있다면 어떤 봉사든 다 위대하고 존경받을 만한 일입니다.
Q. 시각장애라는 제약에도 직접 현장 봉사를 고집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제가 시각장애인이기 때문에 하늘에서 오히려 더 좋은 일을 많이 하라고 명령을 내리신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장애인들 중에서 시각장애인 분들이 제일 힘들고 자살률이 1위거든요. 제가 한쪽 눈이 안 보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장애인 복지나 처우에 더 관심을 갖게 된 거죠. 저는 오히려 이렇게 태어난 게 더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Q. 쉰을 넘긴 나이에 격투기 무대에 오르신 배경이 궁금합니다.
A. 사실 그때 경기 중에 그나마 잘 보이던 눈 쪽에 카운터를 맞아서 안와골절이 왔어요. 뼈 두 군데가 주저앉아서 2mm가 함몰됐는데, 실질적으로 한 3분 동안 아예 눈이 안 보였어요. 속으로 야, 큰일 났다. 우리 가족 어떻게 먹여 살리고, 하나님이랑 약속한 이 나눔 활동은 어떻게 하나 싶었죠. 그런데 갑자기 눈이 다시 보이는 거예요. 그때 하나님 감사합니다. 제가 평생 더 베풀며 살겠습니다 하고 마음을 먹었어요.
소아암은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완치율이 80%나 됩니다. 그걸 널리 알릴 필요가 있었어요. 그리고 저랑 붙었던 콘도 테츠오 선수가 250전을 치른 일본 레전드 격투기 선수예요. 제가 결코 약자한테 진 게 아니라는 걸 꼭 좀 얘기해 주세요. 얼마 전에 세계 타이틀전도 치렀을 만큼 엄청 강한 친구거든요. 아무튼 제 경기 덕분에 많은 분들이 감동을 받으셨는지 그해 사랑의 열매에 무려 200억 원 이상이 기부됐어요. 제 파이트머니는 8천만 원이었지만, 그렇게 엄청난 기부로 이어졌으니 다친 것에 대한 후회는 전혀 없습니다.

배우 김보성
Q. 긴 시간 동안 나눔을 실천해오신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A. 기사로 알려진 게 20년이지, 사랑의 열매는 1995년부터 했고 최초 봉사활동까지 다 합하면 한 35년 정도 됐어요. 원동력이라면, 제가 젊은 시절에 죽을 고비가 좀 많았거든요. 그러다 보니 일찍부터 인생은 왜 살아야 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계속 탐구하게 됐죠. 그 결과 인생에서 가장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그걸 지금까지 계속 밀고 나갔던 것뿐입니다.
Q. 미디어 수익 전액 기부를 결정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김보성이가 라이브 방송을 한다면 뭔가 의미 있는 캠페인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찾아보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수익 전액 기부를 목표로 라이브 방송을 하는 사람은 아예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먼저 그런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싶었고, 제가 입 밖으로 내뱉었기 때문에 그 약속을 지킨 것뿐입니다.
Q. 나눔 활동이 널리 알려져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길 바라시나요?
A. 그렇게 선한 영향력을 끼쳐서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게 되면 참 좋죠. 하지만 제 스스로는 내가 봉사활동을 했다, 좋은 일을 했다는 마음을 가지면 안 돼요. 내 마음속에서 그런 우쭐함이 생기는 순간 덕은 없어져 버리거든요. 진짜 제가 누굴 도와줬다며 생색내는 마음은 전혀 없어요. 단지 이걸 널리 알리는 이유는 캠페인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을 살리고, 대한민국 이 사회가 긍정적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하나뿐입니다.
Q. 향후 작품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A. 일단 영화배우가 제 본업이니까요. 들어온 영화가 몇 편 있는데, 그중에서 이민용 감독님의 상해 1920이라는 독립투사 영화를 지금 준비 중에 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Q. 마지막까지 지켜내고 싶으신 단 하나의 의리는 무엇인가요?
A. 가끔 제 죽음에 대해 생각해 봐요. 김보성이의 죽음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혼자 살기 위해 아등바등하다 죽는 건 절대 안 되고, 반드시 많은 사람들을 살리고 죽을 것이다, 이걸 항상 염두에 둡니다. 그게 지속적인 봉사와 기부 활동을 통해서일지, 아니면 어떤 사건 속에서 많은 사람들을 살리고 희생하는 모습일지는 모르겠지만요. 제가 감히 예수님 발끝에도 못 미치지만, 예수님을 닮은 헌신과 희생의 죽음을 마음속으로 굳게 먹고 있습니다. 그것이 제 인생 최고의 의리이고 나눔의 의리이며, 제 마지막 삶의 모습일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Q. 끝으로 대중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A. 의리를 희화화해서 재미있게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홍보를 하려다 보니까 으리! 하고 크게 외쳐서 더 그러신 것 같아요. 하지만 제 깊은 속마음의 의리는 훨씬 더 깊고 진중하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제가 내뱉은 말은 곧 법이라고 생각해요. 김보성은 그렇게 살겠다고 했으니 그렇게 사는 사람입니다. 앞으로도 겸허하게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십시오.

배우 김보성
황웅재 기자
fldjffkdlx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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