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세는 반려식물 키우기
매력 가득한 반려식물
출처:반려식물 사진 /연합뉴스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하연 기자 = 빠르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세상이지만, 어느새 그런 현실에 익숙해져 버린 사람들이다. 바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식물을 키우며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고 여유를 갖는다면 어떨까?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식물들이 서로의 빈틈을 풍성하게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삭막하고 외로운 현대 사회 속에서 식물에게 위안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며, 그에 따라 다양한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출처 : 신정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진행한 '저소득 홀몸어르신 마음소통 발녀식물 나눔 행사'/신정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반려로 자리 잡은 식물
사람이 정서적으로 의지하고자 가까이 두고 기르는 식물을 ‘반려식물’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키우는 식물과 교감하는 행동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인 트렌드모니터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42.1%가 ‘반려식물이라는 표현에 공감이 된다’고 답하였으며, 식물을 키우는 사람 중 44.7%는 ‘자신이 키우는 식물을 가족과 다름없다’고 답하였다. '반려’라는 의미가 식물에게도 자연스럽게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식물이 주는 정서적 안정감은 사람들이 식물을 단순한 사물이 아닌 진정한 반려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된 점이 가장 큰 요인이다. 먼저 반려식물을 키움으로써 생기는 심리적 효과는 다수의 연구결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남녀 대학생 30명을 대상으로 강릉원주대에서 실시한 <2018 반려식물 가드닝이 대학생들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전체 참여자의 우울 경향 평균 수치는 가드닝 실시 전 46.21에서 실시 후 35.08까지 하락하였다. 또한 2014년 아주대병원과 농촌진흥정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원예치료에 참여한 암 환자의 우울감 45%와 스트레스 34%는 크게 감소하였고,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되는 세로토닌의 분비가 평균 40%나 증가했다.
이러한 식물이 인간 정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주목하여 2017년부터 서울시가 ‘저소득 홀몸 노인의 정서적 안정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반려식물 보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노인의 92%가 ‘반려식물이 우울감과 외로움을 해소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답하였다. 실제로 식물이 주는 심리적 효과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응하는데 이용하는 지방자치단체도 많다. 대표적인 예로,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반려식물 키트 전달식을 개최한 경상북도 포항시, 시민에게 반려식물을 나눔을 진행한 인천광역시, 치매와 만성 질환자를 대상으로 원예치료를 시작한 강원도 화천군이 있다.
출처 :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진행한 '나만의 플랜테리어 팁 뽐내기 대회' 1등 수상자 '이영순 씨' 거실 사진/농수축산신문
반려식물로 인해 변화하고 있는 트렌드
반려식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반려식물 시장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2020년 3월부터 4월까지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의 홈가드닝 관련 매출이 작년 대비 96.9%나 증가하였고, 같은 기간 ‘G마켓’의 꽃 화분 판매량은 작년 대비 40%가 증가하였다. 특히 활용도가 높거나 키우기 쉬운 허브 식물, 수경재배 식물, 선인장•다육식물의 판매량이 증가하였다. 또한 ‘교보문고’의 2019년 식물 관련 에세이 판매량은 작년 대비 1.5배 증가한 것으로 보아, 출판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같은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을 SNS에서도 확산 되고 있다. 인스타그램 6월 19일 기준으로, ‘반려식물’이라는 해시태그로 올라온 글이 36만 건 이상이다. SNS를 이용하여 반려식물을 소개하거나 성장을 기록하는 것이 유행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아울러 반려식물이 겪는 증상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009년 경기도 농업기술원에서 개관한 ‘사이버 식물병원’의 사이버진단건수는 2016년까지 7년 간 1880여 건에 불과했으나, 2019년에 3630여 건으로 증가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식물과 인테리어의 합성어로, 꽃과 나무 등 식물을 활용하여 집안을 꾸미는 인테리어를 의미하는 ‘플랜테리어’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점은 식물의 미세먼지와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해소하는 공기 정화 기능과 자연 친화적인 실내 인테리어로 주변을 환기코자 하기 때문이다. 2019년에 3월에 농촌진흥청에서 ‘20제곱미터 면적의 거실에 잎 면적 1제곱미터 크기의 화분 3~5개를 두면 4시간 동안 초미세먼지를 20% 줄일 수 있다’고 발표하며, 실내 공기를 정화하는 식물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밝혀내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에서도 간접적이나마 자연을 느끼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더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출처 : 식물 '페라고늄' 사진/서울신문
반려식물을 키우는 사람들
반려식물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기 위해서 반려식물을 키우는 사람들과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인터뷰를 통해 전문적인 통계자료 외에도 반려식물이 가진 매력을 알 수 있었다.
Q. 반려식물을 키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윤수진(인천광역시 서구ㅇ23) : 원래 인테리어에 많은 관심이 있었어요. 그러던 중에 대학생활을 시작하면서 자취를 하게 되었고, 인스타그램에서 발견한 ‘플랜테리어’의 반해 식물로 인테리어를 하기 시작했어요.
이지연(인천광역시 남동구ㅇ23) : 친구의 선물로 받은 화분을 키우다 보니 시작하게 되었어요. 어머니가 식물을 키우시는 걸 좋아하셔서 조금은 관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작은 화분 선물이 여러 개로 늘어나게 되었어요.
Q. 직접 키우는 반려식물은 어떤 것인가요?
윤수진 : 저는 ‘에린지움풀라눔’이라는 식물을 키우는데, 이걸 추천하고 싶어요. 에린지움풀라눔은 물과 햇빛을 좋아하고 겨울에 강한 내한성 식물이에요. 구슬 모양의 꽃을 피우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은색에서 푸른색으로 변해요. 또한 초보자 분들이 키우다가 실패해도, 예쁘게 말려서 드라이플라워로 방 한 편을 꾸며도 좋아요.
이지연 : 저는 ‘페라고늄’을 키우는데, 추천하고 싶네요. ‘페라고늄은 사계절 모두 꽃이 피고 지는 식물이에요. 품종에 따라서 꽃의 모양과 색이 달라서 취향에 따라 맞춰 키우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독특한 향이 나서 벌레가 잘 꼬이지 않아 좋아요.
Q. 반려식물을 키우게 되면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윤수진 : 혼자 살면서 느끼는 외로움이나 우울감이 줄어들었어요. 식물은 조용하고 가만히 있어서 매일 보더라도 늘 새로운 기분이 들어요. 그러다가 어느새 훌쩍 자라있는 걸 보면, 나도 저만큼 자라났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지연 : 저는 매일 무언가 할 일이 생긴다는 것이 좋아요. 식물은 제가 정성을 주지 않으면 절대 자라날 수가 없어요. 그렇다고 소리를 내며 필요한 것을 말하지도 못하죠. 그러다보니 평소에는 게으른 편이지만, 식물을 돌보는 일에는 성실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반려식물이 가진 매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윤수진 : 식물의 가장 큰 매력은 조용히 내 곁을 지켜준다는 거예요. 반려동물은 키우면서 항상 내 옆을 맴돌고 놀아달라고 하죠. 반면에 식물은 제 기분이 어떻든 가만히 기다려주고 웃어줘요. 이런 작은 부분이 주는 즐거움과 고마움은 정말 커요.
이지연 : 꽃은 정말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 색이 주는 시각적 즐거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에요. 평범한 일상에서 주는 아름다움이 반려식물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반려동물에 비해 '반려식물'은 아직 낯선 이가 많다. 그러나 식물만이 가진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식물의 매력을 잘 알지 못하거나, 어떤 식물을 키우면 좋을지 잘 알지 못하거나, 내가 식물을 잘 키우지 못할까 걱정된다는 이유로 망설이고 있다면 한 번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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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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