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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로맨스 스캠’

한국연예스포츠신문 2021. 2. 4. 18:46

연애 감정 이용해 고액의 현금 갈취

날마다 진화하는 수법으로 예방하기 어려워

SNS로 접근하는 낯선 사람 주의해야




KBS joy 연애의 참견 시즌 3 50회 / 제공 : KBS joy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지환 기자 = 지난해 12월 15일 방영된 '연애의 참견 시즌3' 50회에서는 SNS로 만난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남자친구와의 사연이 그려졌다. 먼 타지에 거주하고 있어 실제로는 본 적이 없지만 사연을 보낸 여성은 왠지 모르게 그에게 끌려 3일 만에 사랑에 빠지고 만다. 다만 사연자의 친구는 '로맨스 스캠'의 가능성을 의심한다. 로맨스 스캠이란 Romance와 Scam(기업의 이메일 정보를 해킹해 무역 거래 대금을 가로채는 온라인 사기 수법)의 합성어로, 연인인 척 접근해 신분을 쌓은 뒤 돈을 갈취하는 사기 수법이다. SNS가 발달하며 몇 번의 클릭만으로도 자유롭게 소통을 할 수 있는 지금, 이를 악용한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추정 피해액만 100억 이상, 전세계적으로 발생 중인 로맨스 스캠

로맨스 스캠은 타인의 신분을 도용하고 SNS를 통해 타겟을 물색한 뒤 접근한다. 신분은 주로 거액 유산의 상속자, 파병 군인 등으로 위장하여 주기적인 연락으로 친근감을 생성하고 연애 감정까지 이끌어낸다. 피해자는 실제 연인처럼 많은 메시지과 사진을 주고 받으며 경계심이 허물어진다. 그 후 감정을 이용하여 현금이나 각종 귀중품을 빼앗아가는 수법을 사용한다.

로맨스 스캠으로 인한 피해액이 매우 커 충격을 준 사례도 있다. 2017년 7월 26일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A(42)씨 등 나이지리아 국적 2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한 명을 구속했다. 피해자는 남성 28명, 여성 13명 등 총 41명이며 피해액은 6억 4000만원에 달했다. 피해자 연령대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고, 1인당 피해액은 적게는 200만원부터 최대 1억 3000만원이었다.

다른 사례로 서울 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가 2017년 8월 27일 검거한 바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카메룬 국적 5명이 20명에게 수억원대 돈을 뜯어냈다. 페이스북에서 미군이나 미국인 사업가 또는 이혼한 재력가 여성 등을 사칭하며 접근했다. 주기적인 연락으로 신뢰가 쌓인 뒤 국내 송금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 신고된 액수만 3억여원 이었으며 피해자 중엔 대학 교수나 기업 임원도 있었다.

최근 검거된 사례로는 2019년 4월에 검거된 서아프리카 기반 국제 조직이 있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2대는 2017년 8월부터 2년간 한국인 23명에게 약 14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나이지리아인 A(40)씨, B(32)씨 등 라이베리아인 5명, 한국인 G(64)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밝혀진 금액만 14억 원으로 확인하지 못한 금액까지 1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제공 : pixabay



언택트 만남이 익숙해진 코로나 시대, 로맨스 스캠은 급증

코로나 팬데믹 현상으로 인해 전세계에서 로맨스 스캠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홍콩 경찰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9월 사이 홍콩에서 로맨스 스캠 피해를 당한 피해자는 681명이다. 이는 2019년보다 50% 늘어난 수치다. 영국 BBC 방송의 분석에 따르면 국가간 이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외국에 있는 연인과 보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워진 상황은 피의자들에게 유리한 요인이 된 것이다.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올해 1월 22일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천세관본부를 통한 로맨스스캠 사기 피해 접수 민원은 월 평균 30회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 19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2~3배 가량 급증한 수치라고 세관은 분석했다. 또한 대전경찰청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로맨스스캠으로 인한 피해가 20건, 8억 900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10건, 3억 9300만원) 대비 약 100%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 현상으로 사람들이 느끼는 외로움과 우울감이 커지며 로맨스 스캠에 더 취약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SNS를 통해 외국인을 사귀는 것이 자기만 갖고 있는 독특한 경험일 것이라 생각하고 기대도 크다“며 “요즘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 지면서 사기범들이 외로운 이들에 맞춰서 대화를 걸며 접근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있다. 밖에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자연스레 줄어들며 사람과의 관계, 대화에 대한 갈증이 심해진 것이다. 로맨스 스캠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더 필요해졌다.



레퍼토리 변화가 많고 피해 사실을 잘 인정하지 않아

로맨스 스캠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고 이에 따른 피해자 수가 상당함에도 형사사법기관의 수사를 피하기 위해 해외송금, 가상화폐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피해액 추정과 검거가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수법이 잘 알려질 경우 바로 다른 수법으로 타겟들에게 접근하기 때문에 이미 로맨스 스캠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사람의 경우에도 충분히 피해를 입을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사기 범죄의 특성 상 사기를 당한 자신이 무능하다고 느껴 범죄 피해 사실을 잘 밝히지 않고, 많은 감정을 교류했다고 생각하여 사칭된 가상의 계정이 사기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 사정 상 '잠수를 탔다'라고 믿기도 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로맨스 스캠 범죄의 심각성을 느끼고 검거에 많은 힘을 쏟지만 추적이 어려운 다국적 범죄 집단, 피해자들의 미신고로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로맨스 스캠에 관한 논문은 현재까지도 단 하나 뿐이며, 언론이나 수사 기관의 홍보로 로맨스 스캠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수 있는 자료는 많으나 '내가 설마 로맨스 스캠의 피해자가 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여전히 피해자는 생겨나고 있다.



제공 : 대한민국 경찰청 공식 유튜브



SNS상 낯선 사람의 접근에 대한 경각심이 더 필요해

경찰청에서 밝힌 로맨스스캠을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은 다음과 같다. SNS를 통해 오는 처음 보는 타인의 메세지, 친구 추가 등을 경계하는 것이 좋다. 신원이 불분명한 사람의 경우에는 '충분히 알아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겠지'라는 마음가짐 보다는 아예 연락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 올바른 방안이다. 또 한번도 만나보지 못하고 온라인 상 연락을 주고 받았던 타인이 송금을 요구하거나, 귀중품을 요구한다면 거절해야 한다. 또 송금 말고도 url을 통해 스미싱 범죄(SMS(문자메시지)와 피싱(Phising)의 합성어이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 또는 기업이 보낸 것처럼 가장하여 개인비밀정보를 요구하거나 휴대폰 소액 결제를 유도한다.)를 저지르기도 하기 때문에 이 또한 조심해야 한다.

로맨스 스캠은 신뢰를 쌓은 뒤 생겨난 사람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한 범죄이다. 이미 우리 주변에는 로맨스 스캠으로 금전적인 피해와 동시에 감정적인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많이 존재한다. 인터넷 상에서도 로맨스 스캠 피해 사례가 많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계속 생기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타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가 되었을 때 '이 사람은 아니겠지'라고 신뢰하기 때문이다. 선량한 피해자들이 더 생기기 전에 SNS 가입 시 지금보다도 향상된 인증 절차가 필요하며, 로맨스 스캠에 대한 연구도 더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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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출처 : 한국연예스포츠신문(http://www.koreaes.com)